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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사항

존 보이스와 [존 보이스 컬렉션]에 대한 소개

안녕하세요. 이 블로그 [존 보이스 컬렉션]은 미국의 스포츠라이터 겸 유튜브 영상 제작자인 존 보이스(Jon Bois)의 작품들을 한국어로 번역해 소개하고자 하는 곳입니다. 다만 그러기에 먼저 보이스가 대체 누구인지부터 짧은 소개를 하면 좋을 것 같아서, 간략하게나마 정리한 것을 통해 도움이 되었으면, 그리고 [존 보이스 컬렉션] 안팎에서 그의 작업물을 접할 때에 대한 조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영문 위키백과 항목을 그냥 통째로 복사해 번역할 수도 있겠고, 아니면 하이퍼링크 에세이의 형식으로 보이스의 주된 작업들을 다룬 콜린 스페이스트윙크스(Colin Spacetwinks)의 [뭐 존에 대한 에세이에요]를 번역해볼 수도 있겠지만, 일단 이 편을 택했습니다. 길게 걸리지는 않을 거예요. (아마도요.)

 

~2009 : 프로그레시브 보잉크, 그리고 SB 네이션

1982924, 켄터키 주 최대의 도시 루이빌에서 태어나... 로 시작하면 괜찮은 전기가 되겠지만, [존 보이스 컬렉션]에서 주목하는 것은 인터넷상에서의 보이스의 존재와 활동입니다. 정확한 시점을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보이스는 2000년대 중반부터 프로그레시브 보잉크(Progressive Boink)라는 이름의 웹 사이트에서 스포츠와 관련됐거나 관련되지 않은 글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현재로서는 해당 사이트 전체가 날아갔고, 그 중 일부만이 2009년부터 속하고 있는 복스 미디어(Vox Media) 산하의 스포츠 웹진 SB 네이션(SB Nation)으로 건너왔을 뿐이지요. 새로이 이전한 프로그레시브 보잉크에서도 글들은 계속 연재되었지만, 가장 마지막 글이 2016년이었던 것을 보자면 이제는 마무리가 된 것 같습니다.

 

SB 네이션 밑에서 보이스가 거쳐 온 경로는 크게 두 갈래로 뻗을 수 있을 것입니다. 본인의 것이나 2020년부러 시크릿 베이스(Secret Base)라는 새 이름으로 단장된 SB 네이션의 유튜브 채널웹 사이트에 올렸던 영상 작업들과 포스트들이지요. 이것들을 완전히 따로 나눠서 설명하기가 참 애매한 게, 프로그레시브 보잉크로까지 거슬러 올라갔을 때부터 특정한 주제나 소재부터 어떠한 컨셉이나 분위기 자체가 다양한 작업물들에 걸쳐 지속적으로 나타나온 게 있어서, 부득이하게도 이 글에서는 그나마 쉽게 시간 순으로 언급을 해보겠습니다.

 

2009~2014 : [매든 부수기][NBA Y2K], 그리고 [팀 티보 CFL 연대기]

SB 네이션의 초창기 때의 게시물들을 검색해서 돌아가 보면, 여러 경우들이 짧은 GIF 짤들이나 영상, 텍스트들을 이거저거 섞어 만든 어느 정도 짧고 또 어느 정도 실없는 글들이었습니다. 특히나 여러 스포츠 경기의 순간들을 긁어와 매주 혹은 매달마다 간략한 텍스트를 붙이는 시리즈가 오래갔지요. 다만 SB 네이션에서의 본격적인 시작을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이어간 [매든 부수기 (Breaking Madden)]과 일종의 스핀오프 격이었던 [NBA Y2K] 시리즈로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시리즈들은 이전처럼 웹페이지에 짤과 영상, 텍스트를 한 번에 모으는 것은 동일했지만, 짤막하게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고정된 이야기 하에 이것들이 펼쳐졌습니다. 그것은: 비디오 게임 <매든><NBA 2K>의 설정과 규칙들을 최대한 파고들고 뒤틀어서, 기묘한 경기들을 시뮬레이션하며 풋볼과 농구라는 스포츠의 정의와 개념, 기반을 무너뜨리기였습니다. [매든 부수기]는 시즌 당 열 여섯 에피소드 식 총 두 시즌이 진행되었고, 여기[매든 부수기]완전판인가 총집편인가 여하튼 그것이, 여기에 미니시리즈 같은 [NBA Y2K]이 마련되어있습니다.

 

 

 

앞서 말했지만, 스포츠라이터로서는 조금 묘하게 보이스가 가장 흥미로워하거나 관심을 가지는 것처럼 보이는, 그게 아니더라도 적어도 주기적으로 등장하며 다뤄지는 소재는 바로 그러한 스포츠들의 제한과 한계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 덕에 보이스의 작업들은 해당 스포츠에 대한 지식을 거의 갖고 있지 않더라도 즐길 수 있게 되기도 했고요. (물론 알고 있다면 더더욱 재밌어질 겁니다.) [매든 부수기][NBA Y2K]는 비디오 게임이라는 매체를 빌어 그것들을 시뮬레이션 해보았다면, 그 온갖 기괴한 실험들이 일어나는 딱 중간인 2014년에 발표된 [팀 티보 CFL 연대기 (The Tim Tebow CFL Chronicles)]는 그것을 픽션의 형태를 빌어 와 탐구합니다. 그렇게 픽션 작업은 보이스의 웹 사이트 작업 중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지요. 원래는 2013년에 에 걸쳐서 연재된 이후 다시 하나의 중편 소설 분량으로 업로드된 [팀 티보 CFL 연대기]는 캐나다의 풋볼 리그로 이적하게 된 팀 티보가 규정--길거리규칙에 의해 경기장 바깥으로까지 풋볼 경기를 뛰는 것으로 시작되는 일들을 그렸고, 이러한 전제와 이야기는 앞으로 쓰게 될 픽션 작품들에서 더 탐구되지요.

 

 

 

2015~2017 : [꽤나 좋은], [차트 파티], 그리고 [17776]

한 편 그 사이동안, 2015년부터의 보이스는 SB 네이션의 웹 사이트에 글을 올리는 것보다 영상을 올리는 것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개인적인 작업물들의 업로드 빈도는 훨씬 더 줄어든 대신에, 그에 맞춰서 규모나 완성도, 최근에는 분량에 있어서까지 여러 측면들이 점차 더 보강되었죠. 20155월부터 20179월까지 (유튜브에서 전설의 에피소드가 된 4편과 원본 영상이 최근에 삭제된 9편을 합쳐) 13편으로 마무리된 [꽤나 좋은 (Pretty Good)], 동명의 이름을 달고 드문드문 등장하다 20167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해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차트 파티 (Chart Party)]가 그것들이죠. 두 시리즈가 다른 이름을 사용하는 건 조금 다른 소재의 집중 때문인데, [꽤나 좋은]“‘꽤나 좋은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표방하며 조금 느슨하게 스포츠 안팎에서 일어난 꽤나 좋은이야기들을 보이스의 방식대로 소개하고, [차트 파티]는 제목처럼 다양한 도표와 통계 자료 등을 중심으로 특정한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보이스의 영상들은 그가 웹 사이트에 올렸던 작업물에서 GIF, 이미지, 비디오, 텍스트 등을 나열했던 것을 영상으로 합쳐왔는데, 특히나 구글 어스를 이용해 여러 지도들을 오가며 이미지들을 보여주는 것은 현재까지도 이어지는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죠.

 

 

서서히 [매든 부수기]가 끝나고 [꽤나 좋은][차트 파티]로 그의 작업들이 집중되는 동안, 20177, [17776]이라는 이름의 두 번째 픽션이 업로드가 되었습니다. “미래의 풋볼은 어떻게 될 것인가 (혹은 좀 더 확실히 직역하면 풋볼이 미래에 보이게 될 모습이 되려나요)”라는 부제를 단 이 작품은 [팀 티보 CFL 연대기]에서 주되게 등장한 소재들을 본격적으로 SF적인 설정을 바탕으로 삼아, 제목에서 나오듯 거의 만 오 천 년 이후, 모든 것을 성취하며 영원불멸하게 된 인류의 미래와 그 미래에서 그들이 즐기는 풋볼의 이야기를 마찬가지의 시간동안 텅 빈 우주에 나가있는 세 우주탐사선의 시선과 대화로 전합니다. 그 전에도 나름대로 알려졌던 보이스는 [17776]을 통해 인터넷 안팎에서 휠씬 더 많이 알려지게 되었고, 엘리 어워즈라고도 불리는 미국의 내셔널 매거진 어워드에서 디지털 이노베이션상을 수상하기도, 후보로 등재되지는 못했지만 휴고 상에서 최우수 중편과 그래픽 스토리 부문에 추천되기도 했습니다.

 

 

2018~ : [도크 타운], [고독의 시대에서 싸우기], [펌블 디멘션], 그리고 [20020]

이 이후, [꽤나 좋은]이 마무리되고, [차트 파티]가 조금 드물지만 꾸준히 연재를 계속하고 있을 때에, [도크 타운 (Dork Town)]이라는 새로운 이름의 영상 시리즈가 시작됩니다. SB 네이션에서 라이언 내니(Ryan Nanni)와 함께 [카드 쇼 (Card Show)]라는 미니 시리즈를 진행한 것과 조금 비슷하게, 동료 알렉스 루벤스틴(Alex Rubenstein)과 공동으로 제작 겸 진행하는 시리즈였지요. 확실한 보이스 식의 영상 스타일이 특징이었던 이전 시리즈와는 다르게 SB 네이션/시크릿 베이스의 다른 시리즈들에 조금 더 가까운 형식과 분위기로 시작된 [도크 타운], 2018년 중반을 거치며 짧게 연재된 다음에 미래의 재탄생을 위해서인지 휴식에 들어갑니다. 그즈음부터, 보이스는 본격적으로 2010년대 초중반의 빈번하게 단타를 날리는 식에서부터 크고 묵직한 한 방을 던지는 식의 작업들을 진행하게 돼요.

 

 

팟캐스트 <샤포 트랩 하우스 (Chapo Trap House)>의 진행자인 펠릭스 비더만(Felix Biderman)>과 공동 제작한 5부작짜리 시리즈 [고독의 시대에서 싸우기 (Fighting In the Age of Lonliness)]가 그렇게 나오게 됩니다. (최근에는 슈퍼컷 에디션도 풀렸고요.) 201811월 말에 30분 전후의 영상이 다섯 편 업로드되는 과정에서, 보이스와 비더만은 MMA의 역사와 그와 맞물리는 미국의 문화사와 정치사에 대해 다루고, [꽤나 좋은][차트 파티] 등에서의 구글 어스로 이야기될 수 있는 가상의 디지털 공간을 거대한 캔버스 삼아 이미지와 영상, 텍스트, 차트 등을 배치하는 기술 또한 확실히 갖춰지게 되죠. 그리고 그 이후부터 현재까지 보이스의 영상 작업들은 거대한 규모의 영상들로 이야기될 수 있을 것입니다. 2019년에 다시 돌아온 [차트 파티]는 그 이전까지 길어도 30분 정도였던 영상들에서 더 나아가 50분짜리의 [세상에서 가장 슬픈 펀트를 찾아서]2부작이자 90분짜리 [밥 위기 사태]로 이어졌죠. 더불어서 [도크 타운]SB 네이션에서의 포스팅으로 부활하는 동시에, 2019년 하순부터 다시 그 때까지의 작업들이 깔끔하게 다듬어진 시리즈로 재편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시점은 점차 현재로 가까워지는데요, 20199월에는 보이스의 팬이기도 한 코피 예보아(Kofie Yeboah)를 받쳐주면서, 다시금 [매든 부수기] 시절로 돌아가, 비디오 게임을 다뤄보는 실험과 이야기를 현재의 형식과 규모에 맞춰 재단해서 만든 새 시리즈인 [펌블 디멘션 (Fumble Dimension)]이 시작되었습니다. 2020년 상반기에는 [도크 타운]의 이름으로 220분에 달하는 6부작짜리 시리즈 [시애틀 매리너스의 역사 (History of the Seattle Mariners)]가 연재됐는데, [17776]에 대한 관심에 이어 <뉴욕 타임즈><페이스트 매거진>, <레터박스> 등의 연말 결산에서 언급되기도 했습니다. 이야기가 나와서 말이지만, 20209월부터 10월까지 [17776]의 속편인 [20020]이 연재되었고, 2021년 현재 여기서 바로 이어지는 [20021]이 겨울에서 봄 즈음에 연재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이 이후에는, 또 뭐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무엇이 더 나오겠지요.

 

 

+ 2021~ : [존 보이스 컬렉션]에 대해

[존 보이스 컬렉션]은 여러 매체와 형식, 내용과 주제로 조금 흩어져있는 보이스의 작업물 중에서도 나름대로의 선집처럼 여러 편을 가져와, 한국어로 번역해서 보여드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그에 대한 이야기는 또 다른 내용이긴 하지만, 적어도 [존 보이스 컬렉션]은 지금 여기에 이렇게 있네요. 여기에서는 그러한 보이스의 작업물을 크게 셋으로 나누었습니다. <영상 번역>에는 보이스의 작업 중에서 큰 줄기를 차지했던 [꽤나 좋은][차트 파티], 그리고 [도크 타운]과 물론 거기에서도 벗어난 다른 몇을 담았습니다. <소설 번역>에서는 현재까지 발표된 [팀 티보 CFL 연대기][17776][20020]이 담겼고, 당연히 뒤이어질 [20021]의 번역도 담길 예정입니다. 한편 <글 번역>에서는 2010년대 초중반까지 거슬러 올라가 찾을 수 있는 매우 짧은 글들부터, 변곡점이 되었던 [매든 부수기][NBA Y2K], 그리고 그 이외에도 훌륭한 에세이이기도 한 글들을 담았습니다. 이외에도 보이스를 다룬 글들을 소개하는 <존 보이스 관련 글>과 보이스의 작업물 중에서 지속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소재들을 소개하는 <존 보이스 위키> 등도 계획되어있네요. 아직까지는 보이스의 거의 모든 작업물들이 한국어로 번역이 되어있지는 않지만, [존 보이스 컬렉션]은 최대한 그럴 수 있기를 바라면서 비정기적인 (하지만 지속적인) 번역 작업을 진행할 것입니다. 여기에 트위터 계정 @jonbois_KR로도 저희에게 연락하실 수 있어요. 모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 42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