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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번역/기타 소설

종마

종마

존 보이스

번역 : 42O


도시에서 투수의 마운드보다도 더 고독한 곳은 없다. 아무것도 자라지 않으니까. 주변의 구조물들은 미끄러져 내려가 그곳에서부터 움츠러든다. 붙들 수 있는 것도, 사람도, 아무것도 없다. 

그는 올해만큼은 펠리페의 날을 빼달라고 설득하기 위해 노력해봤지만, 그다지 쓸모는 없었다. 어떻게 저들에게 자신이 싫어하는 게 보블헤드나 팬들과의 만남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저 풍선들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의 크고 멍청한 얼굴이 붙은 저 큰 헬륨 풍선들. 작년에, 그는 한 아이가 양 손에 팝콘 상자를 든 채로 뛰어 들어가, 줄이 풀리게 해버려서, 펠리페의 저 알 수 없고, 멍청하며, 미소 짓는 얼굴과 함께 망각의 저편으로 날아가며 울어대는 것을 보았다. 그 광경은 완전히 그에게 겁을 주었다. 

펠리페가 바로 야구였으며, 몇 십 년 동안이나 그래왔다. 이것은 마치 모든 야구의 역사가 걷어 내버릴 수 있는 프롤로그이자, 그의 결과적인 정복을 위한 인내심 있는 상차림인 것만 같았다. 그는 완전히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그에게 있어서는 그럭저럭 괜찮았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면 훨씬 더 나을 것이다. 29세의 나이에, 그의 경력 상 기록은 마치 매 선거철마다 주 상원의원으로 출마한 치욕스러운 전직 변호사와 같았다: 2년이나 그 정도마다 콜업되어, 마운드에서 자가 폭발해버린 다음에, 그 즉시 무슨 흙탕물이 강처럼 흐르고 지역 은행만이 유일한 고층 건물을 지어놓은 동네에서 시속 146km짜리 패스트볼을 던지게 보내지는 것이다.

그의 30세 생일로부터 몇 주 전에, 펠리페는 더블A 스텔리언즈에게 보고를 했고 17명의 남자를 삼진 아웃시켰다. 그 다음 선발 때, 그는 단 1타만을 허용하는 과정에서 이를 전부 다시 해버렸다. 그의 세 번째 선발이었던, 퍼펙트게임은, 야구 통계학자들과 연구자들, 그리고 결과적으로는 정부 요원들에 의해서 가장 끝없이 연구된 경기였다. 겨우 57개의 투구만으로, 그는 그 날 밤의 출석에 있어 중대한 비율을 차지했던 27명의 타자들을 깎아내 버렸다. 그는 오로지 어딘가 겸손한 패스트볼과 눈앞에서 갑작스럽게 떨어지는 악마적인 커브볼만으로 그들을 갈라내버렸다. 

그는 즉각적으로, 아마 다른 어떤 이유만큼이나 그러한 광경을 위해서 콜업되었고, 그의 첫 풀 메이저리그 캠페인을 0.97이라는 ERA, 그의 경력 상 행보에서 있어서도 가장 높은 수치로 마무리했다. 그는 써클 체인지와 슬라이더를 개발해냈고, 심심해져버려서, 너클볼까지 개발하면서 싸이 영 상을 만장일치로 셀 수 없을 정도로 수상하는 길을 걷게 되었다. 다섯 시즌 뒤에, 그는 18개의 노히트 노런, 그 중에서도 14개의 퍼펙트게임을 던졌다. 그를 포함하지 않았던 야구 경기들은 단순히 그들이 속해있던 일정의 수행적인 이행에 불과하게 되었다. 그는 오로지 혼자서만 야구의 신약을 써내려갔다.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은 (왜냐하면, 그럼 그렇겠지만, 그의 이름이 결과적으로 사실상 지구 위의 모든 이들에게 알려졌으니까) 이것이 얼마나 오랫동안 갈지를 궁금해 했다. 그는 40대에 훌쩍 들어가서, 그러더니 50대에 훌쩍 들어가서도 상대편 라인업을 집어삼켰다. 오늘날, 67세의 펠리페는 그의 1,271번째 경력상 선발을 뛰고 있었다. 그의 경력 상 ERA는 0.11이었다. 

펠리페가 그저 진실을 있는 대로만, 그러니까 그가 사탄을 방문하여 거래를 하게 되었다고만 말했다면, 사람들은 아마도 그의 말을 꽤나 믿었을 것이다. 사탄은, 그의 입장에서 보자면, 펠리페가 메가 교회 순회를 돌고 와 그의 숙적이 그 자신의 승리에 기여했다고 공을 돌렸을 때에, 무언가 짜증이 나버렸다. 하지만 결국에 가서, 사탄은 펠리페에게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자기 쪽의 거래를 행사할 권리가 충분히 있다는 이유를 붙였다.

언제 그게 일어나는데?

네게 말을 해준다면 재미가 없지 않겠나. 그래도, 그리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야, 내 약속하지. 

모든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거야?

아니, 아니, 걱정 말라고. 너에게만 그러하니.

내가 죽는 건가?

추측해볼 세 번의 기회를 주지. 

펠리페는 그 거래를 절대로 후회하지 않았지만, 구체적인 내용들을 밀어붙이기를 실패한 건 정말로 후회하긴 했다. 그것이 언제 일어나는지, 차근차근, 그러니까 유리가 느리게 뒤집히는 것처럼 일어날지? 몇 초나 몇 분 정도가 걸릴지? 아니면 스위치를 한 번 튕기는 걸로 즉시 뒤집혀버릴지? 전자라면, 아무래도 무언가 빠져나갈 방법이 있을 것이다. 심지어 그것이 최악의 순간에, 마운드 위에서, 오로지 홀로, 붙잡을 게 아무것도 없이 일어나더라도, 그는 아마 경기장의 내장으로 내달린 다음에, 버텨볼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는 저 멀리 외야 벽까지 굴러 떨어진 다음에 무언가 붙들 것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 누구도 정말로 이해하지는 못하겠지만, 그들은 최소한 이걸 받아들이고, 늙은이가 이 기이하고, 조용한 은퇴를 치를 수 있도록 내버려둘 수도 있을 것이다. 

사탄이 정말로 펠리페를 증오하는 것처럼 보이진 않았지만, 그는 여전히 사탄이긴 했다. 펠리페는 그가 자신이 실내 어딘가에 있을 때에 자신의 운명을 처분할 만큼 호의적이지는 않다고 의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신중하게 집에 있는 모든 가구들을 땅바닥에 고정시켜놓은 채로 지냈다. 가구가 나와 함께 따라올까? 그는 감도 잡지 못했다. 정말로 세부사항을 물어봤어야 했다. 

몇 해에 걸쳐서, 펠리페의 영구적인 공포는 차차 순응에게 길을 내주었고, 오직 이따금씩만 짧고, 날카로운 공포의 삽화만이 강조점을 찍었을 뿐이다. 그 풍선이, 그렇게 했다. 지난주에 있던 파티에서 한 여자가 두 번째 반려견을 입양하는 게 “그의 모든 삶을 완전히 뒤집어놓았다”고 했을 때에도, 마찬가지로 그랬다. 

그는 이제 6회 말에 있고, 순항하고 있는 중이다. 그가 3회에 저질렀던 실수 덕분에 (어쨌든 그는 투구에 있어서만 선물을 바랐으니까) 그는 최소 한 명의 타자를 상대하게 되었다. 노인은 자리를 잡고, 느리게 숨을 들이쉰 후, 와인드업을 하고, 신음소리를 내며 그의 불경한 슬라이더를 내던졌다. 그것은 마치 최후의 순간에 유리창을 보게 된 참새처럼 플레이트의 바깥쪽을 향해 폭력적으로 날아갔다. 언제나처럼 아름다웠다. 타자는 상대적으로 능숙한 게임 쇼 참가자의 폼으로 배트를 휘둘렀다. 그는 계속해서 빈손으로 올라올 계획이었다. 포수가 몸을 기울여 텅 빈 타자석을 가로질러 야구 글러브를 뻗었다. 공이 글러브의 끄트머리를 스치고, 대기타석에서부터 바로 지금의 우연까지 몇 년 동안을 이동해온 삼루수에게 튕겨나간다. 그는 떨어진 삼진 공을 잡아 올려서 1루로 날려버린다. 그것은 잘못된 느낌이었다. 6회가 종료되었다. 그것은 잘못된 느낌이었다. 

위로 올라가서는 안 될 공이었는데. 시끄러워! 시끄럽다고. 펠리페는 다만 천사와 같을 뿐이지, 신과 같은 게 아니었다. 그는 목표를 놓칠 수가 있었고, 그럴 때마다 매번 편집증이 솟구쳐 올랐다. 그는 언제나 자신에게 해주었던 똑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의 계약은 오로지, 딱 한 번만 죽는 것이었고, 자신의 상상 속에서 몇 백 번이나 죽는 것은 이 거래에 있어서 져버리는 것이라고. 더그아웃으로 가는 거야. 발을 움직여. 넌 괜찮다고.

그는 언젠가 NASA 기술자에게 왜 운석들이 지구를 향해 떨어질 때 불타고, 우주선이 지구를 떠날 때에는 왜 그러지 않는지에 대해 물었다. 그는 대기라는 것이 일방통행이 아니고, 우주선은 다만 그런 식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불타지 않는다는 걸 재확인했다. 펠리페는 불타버릴 것이고 그것이 전부였다. 하늘은 가장 끝까지 푸르게 남아있을 것이다. 이것은 그가 또 다시 생각하고 있는 것들이고, 그는 스스로에게 또 다시 한 번 조용하라고 말해준다. 

하지만 그는 듣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가 보고 있는 것은 자신의... 

그가 멈춘 다음 느닷없이 빠르게 걸어가고, 뛰겠다고 생각하지만, 그의 발은... 

절망은 생각되지도 말해지지도 않고, 오로지 들리기만 하는 언어이다. 

관중들에게는, 그가 헛디뎌서 넘어지는 것처럼만 보인다, 손끝으로 잔디에서 삐져나온 부스러진 흙덩어리들을 부여잡으면서. 그러다가 갑자기 그가 하늘을 향해 팔을 휘적대며 솟아오른다, 마치 협곡에 떨어진 것이라도 될 정도로 빠르게. 

그가 황홀경에 빠졌나? 그가 천국으로 승천하도록 선택되었나?  하고 많은 이들이 나중에 물을 것이다. 만약에 그랬다면, 왜 그가 비명을 지르고 있던 거지? 

극도로 차가운 공기를 향해 추락하는 공포는 그가 최대 속도에 닿으면서 흐려진다. 이는 그에게 또 다른, 더욱 거대한 공포를 인지할 수 있게 해주는 고요의 감각을 빌려준다. 그는 언제나 이 순간을 사람들이 알아먹을 수 있을만한 무언가로서 합리화했다. 그에게는 자신을 설명해볼 최후의 기회가 있었다, 그게 아니라면 사람들은 그의 승천을 깔끔하게 신화로 구분지어버리거나, 혹은 신께서 그 없이 지내는 게 피곤하여서 그가 선택받았다고 추측할 것이다. 

하지만 그가 비명을 질렀나? 그래, 그랬다. 그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 잔디를 쥐어뜯은 다음 사라져버렸다, 거래의 완수는 오로지 저 하늘 위에서 질식사하고 있는 늙은 남자만이 이해할 수 있는 것이었다. 

저들이 여전히 야구를 할까? 저들이 아이들을 바깥에 내보낼까?

내가 모두를 망쳐버렸어. 

그의 뼈 몇 조각이, 부분적이거나 전체적으로, 저 멀리까지로 나가는 데에 성공한다, 저 우주에 망가진 풍경처럼 흩뿌려져버리면서. 

80년 전에 촬영되었던 낡은 흑백 사진이 하나 있는데, 여러분도 어딘가에서는 분명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몇 십 명 되는 남자들이 높다란 잔디 위에 서서, 무미건조하게 카메라를 향해 동작을 취하고 있다. 그들의 뒤에는 높은 나무들이 몇 그루 서 있고, 그 나무들 중 한 그루의 꼭대기에는, 나뭇가지에 엉킨 채 빠져나가지 못하고 죽어버린 말의 시체가 있다. 불경한 조화가 쇄도하면서 그를 거기에, 죽어있는 채로 고독하게, 매달아놓은 후에, 씻겨 내버린 것이다, 악의 말없는 언어만을 남겨놓은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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