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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펜, 리뷰하다

볼펜

존 보이스 작성 | 2020년 11월 5일 | 번역: 42O

 

기업들이 상표 붙은 싸구려(화이자 펜, 콜드웰 은행 티셔츠, 엑손 턱받이 등 갖고 있는 것들)를 쥐어주는 것에 대한 나의 의견은 단일하고, 유일한 사건으로 제 모양을 갖췄다. 가끔 가다가 한 번씩, 나는 라디오색 직원 시절의 내 경력에서 얘기해주는 걸 잊었던 이야기를 떠올리곤 하는데, 이건 그것들 중 하나다.

 

이와 관련된 기업 집단들은 라디오색과 [휴대전화업체]이다. 라디오색은 여태까지 말해져왔던 모든 험담을 들어먹을 만하지만, 살아있는 것들이 두려우니, [휴대전화업체]는 여기선 익명으로 남겨두겠다.

 

2000년대 초반은 라디오색 판매사원이 되는 데에는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불도 켜져 있었고 광고도 여전히 방송되었지만, 우리 모두가 이 회사의 존재가 유한하며 끝이 다가오고 있다는 걸 매우 확실히 알고 있었다. 아마존이 오고 있다는 걸 누구든 알아차리기 훨씬 이전에, 베스트바이와 월마트와 같은 곳들에는 더 많은 물건들이 싸게 팔렸고, 그들은 당신의 개인정보를 빼먹거나 판매제안들의 혼란스러운 장황설을 당신에게 토하지 않고서도 이를 팔곤 했다.

 

사람들은 그저 라디오색에 더 이상 걸어 들어오지를 않았다. 최소한 내가 일했던 모든 쇼핑몰 지점들에는. 이 시점에서, 대중은 그들이 옥신각신하지 않고서는 거기서 쇼핑할 수 없다는 걸 이해했고, 우리는 종종 사람들이 입구 바로 앞에 서서, 나와 같은 이들을 무릅쓰고서라도 살만한 게 뭐든 있는지를 알아내고자 안쪽을 훑어보는 걸 구경하곤 했다. (미안하다. 만약 내가 당신이 신용카드를 개설하도록 제안하는 데에 실패했다면, 기업이 지명한 미스터리 쇼퍼들이 나를 보고할 것이며 내 근무시간은 아마도 깎여나갔을 테다.)

 

우리는 휴대전화기를 팔았고, [휴대전화업체]의 지역 판매사원의 일은 가게들을 지점별로 순회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매우 좋은 사람이었으며, 어느 날에는 근본적으로 끔찍한 아이디어를 우리 가게에 전달했는데, 아마도 높으신 분들 몇에 의해 그녀에게 떠맡겨졌을 것이다.

 

그건 나보다도 높았고, 아마도 2.1m는 되었던 대형 목재 추첨돌림판이었다. 이게 원래 어디서 왔다거나 누가 만들었는지는 도저히 알 수 없었지만, 내가 가보았던 모든 교회 소풍에서 비웃음을 살만한 것이었다. 그건 대부분 두툼한 마분지로 만들어진 거대한 쓰레기 덩어리였다. 사포질조차 되어 있지 않았으며, 스치기만 하더라도 거스러미가 박힐 것만 같았다. 툭 찔러보면 흔들거렸으며, 실제로 사용하려고 해보면 더욱 흔들거렸다. 수나사가 손상되어서, 이를 제자리에 고정시켜야만 했던 암나사는 몇 번만 돌려도 덜컥이며 빠져나왔다.

 

아이디어란 누군가가 휴대전화기를 구매하면, 돌림판을 한 번 돌릴 수가 있게 된다는 거였다. 이는 관여된 모든 이들에게 부끄러운 경험이었는데, 돌림판의 모든 조각들이 이전 것보다 더욱 가치 없는 상품을 대표했기 때문이다. 한 상품은 우리가 판매조차 하지도 않는 휴대전화기만을 위한 케이스였다. 내가 정확히 기억한다면, 나머지 상품들은 그저 [휴대전화업체]와 다수의 휴대전화 생산업체들이 기업적인 자랑질을 해대는 거였다. 모토롤라 티셔츠, 산요 모자, 지구상의 그 누구도 원하지 않았던 것들, 저들이 고용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전혀 의도되지 않은 것들 말이다.

 

나를 정말로 웃게 했던 상품은 노키아 펜이었다. 펜 한 자루뿐. 이제, 상품이 펜 한 자루라면, 그게 멋진 임원용 펜일 거라고 충분히 상상할 수 있을 테다, 그만의 작은 보관함이 딸려오는 무언가 말이다. 아니, 이건 그냥 플라스틱 볼펜 한 자루, 여태 봤던 것 중에서 가장 값이 싼 만큼 싼 펜에다가, 노키아 로고가 박힌 거였다. 이만치나 싼 펜들은 다만 다섯 자루나 열 자루나 오십 자루들이로 포장되어서 주로 오곤 했다. 누구도 이것들 중 단 한(1) 자루만을 거래하는 데에 성공했을 리가 없을 테다. 나에게서 폰을 사간 다음에 멍청한 축제 게임에서 이긴 게 아니라면. 몇 백 몇 천 달러에 꿰이게 하는 2년짜리 휴대전화 계약을 해서 받은 포상이라는 게 이런 거였다. 이건 심지어 펜촉을 다시 집어넣을 수 있는 클릭 기능마저도 없었다.

 

구린 직장들에는 당신의 존엄을 좀먹는 많고도 많은 방법들이 있다. 저들에게는 도구상자가 통째로 있다. 가끔씩 모욕은 질문의 여지없이 의도적이며 적극적으로 잔혹하다. 심지어 그게 고용주의 끔찍한 아이디어들이 내는 우연적인 결과일지라도, 정말로 비수를 비틀어 꽂는 것처럼 느껴지곤 한다. 나는 이 돌림판을 통해서 딱 한 번만 스스로의 가치를 떨어트렸다. 고객에게 폰을 판매한 이후에, 그가 돌림판에 대해 물어보았고, 이걸 돌리지 못하게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휙휙휙휙휙휙휙휙휙휙휙휙휙휙휙 휙 휙 휙 휙 휙 휙 휙 휙 노키아 펜. 그는 멍청한 기분이 들었고, 나도 멍청한 기분이 들었으며, 그는 나를 안쓰러워했고, 그가 수줍게도 플라스틱 볼펜 한(1) 자루를 가져갔을 때, 나도 내가 안쓰러웠다.

 

이 이후에, 지점장과 나는 돌림판에게 볼 장 다 봤다는 데에 동의하며 이를 창고에 집어넣었다. 이건 며칠 동안만 이어졌을 뿐이다. [휴대전화업체] 판매사원이 돌아왔을 때, 그녀는 우리가 이걸 밖에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그러지 않으면 그녀는 곤경에 처하게 될 터였다. 더 나아가, 우리는 가게 입구의 중앙에다가 이걸 쑤셔놓아, 어찌나 멀리까지 빼냈는지 절반이 공공영역에 틀어박히게 하면서 쇼핑몰의 규정을 위반하라는 지시까지도 받았다.

 

이와 관련된 논리를 찾아내는 데에는 몇 통의 전화가 소요되었다.

 

결정하는 사람들은 이게 말 그대로 사람들의 발에 채이기를 원했다. 가게에 사람들이 들어오게 하는 해법이란 게 이런 거였다: 이게 그들의 길목에 있어서, 이걸 알아채버린 사람들이, 이에 호기심을 느껴, 가게로 걸어 들어온다. 쇼핑몰 왕래와 대형 소매유통업체들을 유인하는 그들의 답안이라는 게 이거였다. 우리는 달라붙는 물고기처럼 바깥으로 몸을 내밀어 파편 덩어리들을 찾아다녀야만 했다. 비틀거리면서 들어와 신용카드를 제출하고 말 그대로 가게로 흘러들어왔답시고 몇 백 달러를 계산하는, 완벽하게 상상적인 유형의 사람들을 불러들일 수 있다는 명백한 희망을 가진 채 말이다.

 

이게 다였다! 저들에게 남은 유일한 아이디어가 이거였다! 비가역적으로 자신을 놔두고 떠나는 소매업 경제를 마주한 회사는, 닭대가리가 이해할만한 기본적이고 말 그대로며 강건한 논리와 같은 것에 의존했다. 사람들은 물건을 산다. 물건이 가게에 있다. 사람들을 가게에 두어라.

 

쇼핑몰 고객들은 가끔씩 돌림판을 지나치면서 이를 스쳐갔고, 이를 사소하지만 위협적으로 흔들리게 했다. 이게 매우 거대하고 무시무시한 물건이라는 걸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이건 나보다 높았으며 무거웠다. 기반이 그렇게 안정적이지가 않았다. 이건 가게 입구를 막고 있었다. 넘어지는 걸 상상하는 게 너무나도 쉬웠다. 몇 번 씩이나, 나무에 거칠게 박혀 돌림판의 구분 기능을 해주는 못에 누군가의 옷가지가 걸려버릴 때가 있었다.

 

어느 날 아침, 가게 문을 열고 하는 수 없이 이를 바깥에 끌어도 놓았을 때, 나는 돌림판을 수나사에 고정시켰던 암나사가 통째로 없어져버렸다는 걸 알아차렸다. 나는 지역 사무소에 전화를 걸었다. 그들은 우리가 이게 사라지기를 얼마나 바라는지를 알고 있었으며, “괜찮을 거예요”라면서 나를 보내버렸다. 이걸 거기에 두어서는 안 됐겠지만, 손님이 한 명, 그리고 또 한 명, 또 한 명 더 걸어 들어왔다. 평소처럼, 나는 가게를 나 혼자서만 운영하고 있었다. 발이 그저 묶여버린 것이다.

 

저 자그마한 노키아 펜은 1센트로도 사거나 팔수가 없었겠지만, 그 독창성을 얕보고 싶지는 않다. 볼펜들은 사실 꽤나 인상적이다. 그것들이 발명되기 이전에, 사람들은 쓰기 불쾌했던 철필과 쏟아버릴 수가 있으며, 유지하기에도 까다롭고, 상대적으로 비쌌던 만년필만을 꼼짝 없이 사용했다. 볼펜이 모든 걸 바꿔버렸다. 이는 특징적이게 공식화되었는데, 풀과 같은 잉크는 볼의 메커니즘에 완벽히 부착되어 있으며, 쏟아지는 걸 막을 정도로 진하기까지 하다. 볼펜들은 터무니없을 정도로 싸게 생산할 수 있으며, 오랫동안 남아 있다. 당신의 옷장에도 몇 년 동안은 사용하지 않은 볼펜이 하나쯤은 있을 테다. 지금 당장 하나를 찾아내서 한 번 휘갈겨보자. 그냥 잘 돌아갈 거라고 자신만만하게 걸어볼 수가 있다. 특히나 요즘에는 말이다. 마지막으로 볼펜을 집어 들었는데 글씨가 써지지 않았던 때가 언제였는가? 내게 인용할 만큼 단단한 데이터가 있는 건 아니지만, 지난 몇 십 년 동안만 하더라도 이게 굉장히 믿음직해졌다고 강하게 추측해볼 수 있겠다.

 

아이는 아마도 네 살이나 다섯 살배기였을 것이다. 기적적이게도, 아이는 완벽하게 상처 입지 않았다. 아이 엄마가 맞춤형 고소 기회를 보내버렸을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실제로 사과하기까지도 했다. 아이가 추첨돌림판에 부딪힌 게 어쩌면 그의 탓일지도 모르겠지만, 최소한 13kg는 나가는 돌림판 부품이, 수나사에서 미끄러져내려 그의 머리 위로 떨어진 건 분명하게도 아이의 탓이 아니었다. 이 사건은 어느 쪽이든 간에 볼펜에 대한 나의 평가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10점 만점에

8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