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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보이스 관련 글

스포츠 통계를 매혹적인 시네마로 바꾸기

존 보이스와 동료들은 별 볼 일 없어 보이는 팀들에 대한 다큐멘터리들에 특화되어 있다. 그러면 그가 차트와 도표를 휘둘러 마법과도 같은 효과를 걸어주니까. 

존 보이스는 그가 "스포츠를 시청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서 스포츠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준다"고 말했다.

케일럼 마시(Calum Marsh)

뉴욕타임스, 2022년 12월 30일.

 

거의 7시간에 달하는 7부작 다큐멘터리인 <애틀랜타 팰컨스의 역사 (2021)>의 끝 무렵, 작가-감독 존 보이스는 슈퍼볼 LI의 전반전이 겨우 몇 분밖에 남지 않았을 때에 행해진, 팰컨스의 코너백 로버트 앨퍼드가 받은 82야드짜리 깜짝 인터셉션 리턴을 “NFL의 전 역사상 가장 영향력이 강했던 단일 플레이 중 하나”라고 묘사한다.

 

다른 거의 모든 영화제작자들은 그대로 놔두는 데에 만족했을 것이다. 하지만 보이스는 자신의 작업을 보여준다. 보이스가 설명하기를, 스포츠 통계 웹사이트인 프로-풋볼-레퍼런스.com에 의하면 “특정한 플레이 이전과, 그 이후에 공격진이 이 드라이브에서 몇 점까지 기대할 수 있을지에 대해 산정”하는 ‘예측된 점수’라는 지표가 있다고 한다. 하나에서 다른 하나를 빼면, 그 플레이의 전체적인 영향력을 결정할 수 있는 셈이다. 앨퍼드의 인터셉션 리턴은 3점을 얻었어야만 했을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에게 -7점의 결과를 내주며, 10.7점이라는 차이를 낸다. 보이스는 “슈퍼볼 역사상 모든 8,922개의 단일 플레이”의 점수 차를 기록한 도표를 꺼내든다. 우리가 명백히 볼 수 있듯이, 앨퍼드 터치다운은 역대 세 번째로 가장 큰 점수 차에 든다.

 

이것이 단지 수사학적인 효과를 위한 과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보이스가 이 플레이를 “가장 영향력이 강했던 것들 중 하나”라고 할 때에, 그는 진심이다.

 

보이스는 스포츠 통계의 계관시인이다. (그의 유튜브 채널인, <시크릿 베이스>에서 모두 스트리밍 되는) 극찬 받았던 <시애틀 매리너스의 역사 (2020)>와 샬롯 밥캣츠를 다룬 근작인 <당신이 돈까지 내가며 반바지를 입힌 사람들>을 포함한 그의 다큐멘터리들은 과학적일 정도의 엄격함과 함께 승리, 패배, 점수, 홈런과 필드골을 면밀하게 찍어내는 차트, 그래프, 그리고 다이어그램으로 가득 차 있다.

 

“저는 고등학교 대수학을 실제로 좋아하는 이상한 애들 중에 한 명이었어요,” 보이스가 최근의 영상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리고 자라면서는, 스포츠의 통계적인 부분을 그냥 좋아했었지요. 스포츠를 막대 그래프나 파이 차트나 산포도로 응축할 수 있는 능력이란, 어떠한 의미에서는 천 개의 경기를 10초 만에 볼 수 있는 것이기도 하잖아요. 그러니까 자그마한 타임워프와도 같은 거예요.”

 

복스(Vox) 미디어 소유의 고평가되는 스포츠 산업 블로그 <SB 네이션>의 오랜 스포츠라이터이자 편집자인 40세의 보이스는 다큐멘터리 영화의 남다른 목소리로 부상했는데, 그가 설명하기를 이는 부분적으로는 “제한된 기술적 능력”의 결과로 자신이 “굴러 떨어져버린” 스타일 덕분이었다. 모션 그래픽 쪽에의 배경 없이 독학으로 터득한 영상 편집자인 보이스는 특이하게도, 대부분의 영상 작업을 위성 이미지 앱인 구글 어스를 통해 작업하는데, 그는 구글의 3D 환경에 이미지들을 직접적으로 올린 다음 위성지도를 일종의 가상 샌드박스처럼 사용한다. 큼직한 텍스트 덩어리가 도로와 야구 경기장의 픽셀화된 렌더링 위로 둥둥 떠다니는 모습이, 약간은 파워포인트 발표가 스트리트 뷰 맵으로 이식된 것처럼도 보인다.

 

보이스와 그의 동료들은 구글 어스 앱으로 작업을 하며, 경기장과 다른 장소의 픽셀화된 이미지들을 사용한다 .

 

이 스타일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카메라는 그래프와 차트 너머의 공중에서 떠다니는 것처럼 보이며, 보이스나 그의 동료들 중 하나가 나레이션을 하는 동안, 우리는 낡은 사진들, 오려낸 신문기사의 인용구들, 그리고 가끔씩은 보존된 경기영상 속 거친 품질의 장면들을 보게 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의 배경음악으로는 감미로우며, 신스 중심의 요트 록과 스무스 재즈가 들어온다. 이는 마치 켄 번즈가 스틸리 댄에게 사운드트랙을 맡겨 <머니볼>을 개작한 것만 같다.

 

로스앤젤레스의 스크리닝 시리즈인 <아크로폴리스 시네마>의 창간인이자 영화비평가 조던 크롱크(Jordan Cronk)는 “비인간적이고 교체가능한 인터넷 컨텐츠의 시대에, 보이스는 오로지 그만의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고 말한다. “영화제작에 손을 대었던 다른 저널리스트들과는 다르게, 보이스는 스포츠 역사의 대중-백과적인 탐구를 위한 최첨단 형식을 찾아낸 거죠, 스토리텔링에 대한 유튜버적인 직감과 과다분석적인 에세이 영화의 전통을 합친 셈입니다.”

 

보이스는 자신이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이 밖의 다른 어떤 것처럼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그리고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구보다 더 낫다기보다는, 모두와 다르다는 것”이다.

 

보이스와 그의 주기적인 공저자이자 제작자인 알렉스 루빈스틴이 이야기하기로 고른 이야기들 중에 독특하지 않은 종류는 없다. 이들이 집중하는 팀들과, 선수들과, 시즌들은 전형적으로 잘 알러져 있지 않으며, 낙오자들의 승리담이나 영광스러운 출세담과 같은 명백한 드라마가 부족하다. 매리너스와 팰컨스, 그리고 밥캣츠는 영원한 최애라거나 영감을 주는 소재가 아니다. 그들의 로어는 비밀스럽고 엇박자이다.

 

“저희는 앞으로 몇 천 년이 되어도 매리너스의 역사나 팰컨스의 역사에 대한 영화를 그 누구도 만들지는 않을 거라는 걸 깨달았죠,” 보이스가 말했다. “이 이야기들은 이것들이 누려야할 만큼 사람들이 달라 붙게 되지는 않을 거라는 거죠.”

 

보이스 수준의 엄격한 세부사항은 압도적이게 느껴질 수가 있으며, 푸짐한 시청시간이 한 코스 차려지는 덕에, 가끔씩은 피로할 수가 있다. 하지만 그의 작업은 수치에 과몰입하는 통계 덕후들을 위한 것은 아니다. 사실, 이 접근은 정반대의 효과를 낸다: 영화의 깊이가 이것들을 더 접근가능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당신은 매리너스에 관한 4시간에 달하는 다큐멘터리를 즐기기 위해 그들에 대해서 그 무엇도 알 필요가 없다. 심지어 야구에 대해서 아무것도 알 필요가 없기까지도 하다.

 

<슬랜트 매거진>의 영화비평가인 제이크 콜(Jake Cole)은 “그는 통계를 극적인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배경의 근거로 사용하지 않고, 대신에 내러티브에서 가장 전면화되어 있고 시각적으로도 자극적인 요소로 활용하는 데에 노련합니다”고 말한다.

 

보이스는 "앞으로 몇 천 년이 되어도 매리너스의 역사나 팰컨스의 역사에 대한 영화를 그 누구도 만들지는 않을 거"라는 걸 깨달았다 .

 

보이스가 말하듯, 그와 루빈스틴은 “스포츠를 시청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서 스포츠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준다.”

 

보이스는 “저는 스포츠의 이 멋지고, 이상하며, 종종 멍청한 세계를 초대장을 받지 못했을지도 모를 누군가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게 굉장한 영광일 뿐만 아니라 겁나게 재밌다고도 생각해요”라고 말한다.

 

그 경험에서 필수적인 것은 익숙잖은 팀과 그 세속적인 드라마의 대리적인 쾌감에 휩쓸려보는 것이다. 보이스와 루빈스틴은 종종 소란스럽기도 한 몇 십 년간의 역사를 밀도 높게 채워진 몇 시간짜리 논픽션으로 능숙하게 압축하며, 무명 팀의 상승과 하락(혹은 하락과 더욱 깊은 하락)을 극적인 방식으로 묘사한다. 그들의 영화 중 하나를 시청한 뒤에는, 피할 수 없게도 대상과 친밀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밥캣츠의 가슴 아픈 모든 실패와 매리너스의 애써 얻은 모든 승리를 알게 될 것이고 말이다. 이는 원래 같았다면 연고지 팬들을 위해서 예약되었을 세계로 향하는 만족스러운 입장권이다.

 

보이스는 필수적이게 팬으로서 이 이야기들에 접근하지는 않는다. 그의 근작인, <당신이 돈까지 내가며 반바지를 입힌 사람들>은 2011-12년 샬롯 밥캣츠에 대한 것으로, 짧게 존재했던 이 팀은 2014년에 호넷츠라는 옛 이름을 다시 얻기 이전까지는  그 연패행진이 NBA 기록을 깰 만큼 파괴적으로 끔찍했던 탓에 농구 팬들 사이에선 어느 정도 악명 높았다. (팀은 1988년부터 2002년까지 샬롯 호네츠였다.)

 

하지만 보이스는 자신이 NBA 전문가가 아니라는 걸 빠르게 인정했다. 진정으로 엉망인 시즌에 대한 포괄적인 관점을 제시하기 위해 그는 농구에 특화된 제작자 세스 로젠탈을 데려왔으며, 셀 수 없는 시간 동안 오래된 <샬롯 옵저버>지들을 훑어보면서 해당 기간 동안 “그들이 밥캣츠에 대해 썼던 것이라면 한 자도 놓치지 않고” 읽었다. “제가 농구 전문가가 될 필요가 없었다는 걸 깨달았어요,” 보이스가 말했다. “하지만 임의적으론 이 한 팀의 이 한 시즌에 대한 일류 전문가가 될 수는 있겠지요,”하고 더하면서 그는 나락에 빠진 밥캣츠에 대한 욕설을 더했다.

 

결과는 이들이 얼마나 놀랍게 끔찍한지를 인지하면서도, 흥미로운 별종들의 모임을 응원할 수 있게도 해주는 다큐멘터리다. 보이스는 계약 협상, 경력 필드골 비율과 NBA 드래프트 복권 확률 등의 핵심을 수치들이 아주 매혹적으로 느껴지게 하는 방식들로 파고들어가며, 리그 역사상 최악의 팀과 그들의 주된 소유자이자 역대 최고의 선수인 마이클 조던 간의 대비에서 우주적인 아름다움을 찾아낸다. 이는 결국 그저 무명 팀에 대해 알아가게 되는 것만이 아니다. 결국에는 그들에게 감명을 받게 되는 것이다.

 

“저는 이야기가 항상 있다는 일반론으로 작동합니다,” 보이스가 말했다. “저는 어느 팀의 어느 시즌에나 다트를 던질 수가 있어요- 2005년 팀버울브즈, 1987년 애스트로스, 누구든지요, 그리고 무언가 찾아낼 수가 있겠죠.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무언가가 있습니다.”

 

그는 잠시 멈칫했다. “그래도요,” 그가 재고하며 말했다, “그 팀이 더 이상하고 더 끔찍할수록, 더 낫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