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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번역/팀 티보 CFL 연대기

팀 티보 CFL 연대기 - 제2장

│제2장 (토론토)│

 

오전 10시 3분. 퍼스트 앤 10. BFS(규정 밖 길거리) 1에 공.

 

무급 영업 사원. 아니, 아녜요, 앉으세요. 여기가 도서관이라도 되나요. 무급 영업 사원으로써, 그 쪽에게 딱 맞는 풋웨어를 찾아드리는 거가 제 일이에요.

티보. 네, 알겠어요.

 

이제 나는 스파이크를 신고 아스팔트에서 달리지 않는다. 지옥같이 아프다. 신발 가게를 찾아야만 했다.

 

나는 선반 뒤에 있는 자리에 앉는다, 공은 무릎에 올려두고. 건너편에 있는 의자는 자리 밑에 작은 거울이 있고, 나는 그걸 창밖을 주시하는 데에 쓰고 있다. 토론토의 블로커들이나 오타와의 디펜더들을 아직까지는 보지 못했다, 꽤나 말이 되는 얘긴데, 왜냐면 나는 지금 당연히 몇 백 야드나 벗어나있기 때문이다. 로저스 센터에서부터 몇 풋볼 필드 정도 벗어나니까, 샤우티 하나가 나를 멈춰 세웠다.

 

샤우티. 티보 씨! 민즈 씨에게서부터 메시지가 하나 있어요, 웰링턴이랑 윈저 교차로에서 신발이를 찾아 신으라구 말해주네여!

티보. 방송으로 말해줬던 거예요?

샤우티. 아뇨, 티보 씨, 걍 저한테만요. 프런트에서 왼쪽으루 돌고, 윈저에서 오른쪽으루 돌아서, 신발이를 찾아 신으라 하네여!

 

로저스 센터에서 좌석을 떼어갖고 나온 많은 사람들은 심코 스트리트에 주차해놓았다. 나를 넘겨주지는 않겠다고 약속을 해서, 군중에서 미끄러져 나와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무급 영업 사원이 상자 몇 개를 들고 뒷방에서 걸어 나온다.

 

무급 영업 사원. 네네! 사이즈에 맞는 블레어 위치 프로젝트 샌달이 있던데, 풋볼하기에는 그렇게 좋진 않겠죠. <쓰렛 매트릭스>[각주:1] 로퍼랑, <보스턴 퍼블릭>[각주:2] 운동화랑, <히치>[각주:3] 하이-탑도 있네요.

 

운동화들을 한 번 바라보고 있는데, 그녀가 내 손목에 손을 올린다.

 

무급 영업 사원. 물어볼 게 하나 있어요. <보스턴. 퍼블릭.> 보신. 적. 있나요.

티보. 네, 그런 거 같아요. 한 번이나 두 번.

무급 영업 사원. 엄청난 거 같아요. 교장 선생님으로써 치 맥브라이드는 대단하다니까요. 남편이랑 저는 2012년에 결혼을 했는데, 둘 다 엄청난 팬이어서 <보스턴 퍼블릭> 테마의 결혼식까지 열었어요. 모든 사람들이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처럼 입었어요. 그리고 리셉션에 도착하니까 말이죠? 신부와 신랑이라고 부르는 게 아니라, 저희를 치 맥브라이드와 신랑이라고 불러줬어요. 농담으로요.

 

처음에 그녀는 낄낄댔지만, 내 생각엔 지금 내가 표정을 잘못 짓고 있는 것 같다, 웃음소리가 잦아들었으니까. 나는 순간적으로 커피 가게에서의 사건을 기억해낸다.

 

티보. 아! 아, 어, 신부(bride) 대신에 치 맥브라이드요! 진짜 웃기네요!

 

화색이 다시 돌아온다.

 

무급 영업 사원. 그거 아시죠, 토론토를 가로질러 가면, 엄청나게 다른 지역들을 지나치는 거요. 콘크리트, 아스팔트, 풀, 공원, 계단... 하이 탑을 하나 신는 게 괜찮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러면 <히치> 하이 탑이네. 지갑을 꺼내보려다가, 아직도 캐나다 돈이 없다는 걸 기억해낸다.

 

무급 영업 사원. 아니, 아녜요, 걱정 마세요. 이 신발들은 스폰서거든요. 무료에요, 사람들에게 <히치>를 이제 DVD로 볼 수 있다는 것만 알려주시면 됩니다.

 

<히치>를 DVD로 볼 수 있게 된지도 10년이나 지났다. 나는 신발 안쪽에서 종이 뭉치를 꺼낸 다음 신발 끈을 묶어본다. 괜찮게 느껴진다. 거울에서의 움직임이 눈에 잡힌다.

 

무급 영업 사원. 아씨, 씨, 씨, 씨. 오타와에요... 저쪽에... 네 명인 거 같아요... 문은 잠가뒀는데, 그렇다고 해서 못 들어올 거 같진 않아요. 뒷문으로 나가세요, 알겠죠? 뒷골목을 따라가면 블루 제이 웨이가 나올 거예요. 첫 번에서 오른쪽으로 돌면, 다시 바로 웰링턴으로 돌아갈 수 있어요. 그 다음에 팀원들을 찾아보세요, 여기에서 동쪽 어딘가엔 있을 거니까요.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시간을 벌어들일게요.

 

마지막으로 나는 거울 너머를 한 번 더 쳐다본다. 레드블랙이 거리를 후퇴하고 있다. 이젠 유리창 쪽으로 질주해오고 있다. 내가 뒤쪽 출구로 몰래 빠져나가는 동안, 네 명 모두가 유리를 박살내고 들어온다, 헬멧 먼저. 유리가 산산조각 나는 걸 들은 지 한 순간도 되지 않고, 나는 그녀의 목소리를 듣는다:

 

무급 영업 사원. 안녕하세요! 그거 아십니까, 저희가 방금 <노잉> 플립 플랍을 받았어요, 딱 오늘 아침에요. 한 번 살펴보시겠어요?

레드블랙. 히트작 니콜라스 케이지 영화요?

무급 영업 사원. 네, 고객님!

 

나는 숨을 집어삼킨다.

 

레드블랙. 얘들아, 난 이거 좀 확인해봐야 할 거 같은데.

다른 레드블랙. 이해해. 우리끼리 태클하러 가보면 되지.

 

나는 뒷문으로 내달린다. 적어도 한 명은, 처리된 셈이다. 세 명만 떨쳐내면 된다, 그건 할 수 있지. 축복 받으세요, 영업 사원님! 블루 제이 웨이를 스프린트해 올라간다. 유아차를 밀고 가는 여성분이 손을 흔들어준다.

 

여자. 고 아르고스!

티보. 고 아르고스! 아! 그리고 말이죠, <히치>가 이제 DVD로 나왔습니다!

여자. 윌 스미스 나오는 거요?

티보. 네!

 

이 모든 게 전부 다 기기묘묘하고 두근거린다. 사랑에 빠져버렸다. 나는 지금 이 순간의 삶을 즐기고 있다. 보도의 모퉁이를 돌아가면서, 그녀의 얼굴을 계속 볼 수 있게 후퇴한다.

 

티보. 네, 선생님! <히치>, 윌 스미스와 케빈 제임스 주연의 히트 영화가, 이제 가능-

 

 

나는 때려눕혀진 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듯이 때려눕혀졌다. 내 신발, 윌 스미스 히트작에게서 영감 받은 내 신발도, 나를 구할 수는 없었다.

 

플레이 결과: 단테 홀의 패스가 244야드(223미터)로 팀 티보에게 완성됨

 

* * *

 

오전 11시 13분. 퍼스트 앤 10. 공은 BFS 245에.

 

오타와 스트롱 세이프티의 헬멧이 그의 팔 밑에 있다. 내 것은 아직도 건너편 거리에 반쯤 너머 있다. 내 손을 무릎에 두었다, 다른 사람들이 업필드 쪽으로 올라올 때까지를 기다리면서 호흡을 다시 원래대로 가다듬어보려고 노력 중이다.

 

레드블랙. 티보 씨, 사과드릴게요. 그런 식으로 자빠트리려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냥 지금까지 한 번도 규정-밖-길거리로 경기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리고 그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의 그 광고를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러니까, 풋볼 경기가 끝나고, 선수가 집으로 돌아가고, 나머지 한 주 동안 어떻게 살고 지내는지 보여주는 거요. 그 다음엔 목요일이나 뭐 그런 날에 자기 수영장 청소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난데없이 그냥,, 다른 팀 사람이 튀어나와서 부숴버리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게 완전 늦은 타격 같은 거니까요.

티보. 그래요! 어렸을 때 TV에서 그런 광고를 봤던 거 같아요.

레드블랙. 아녜요, 이건. 새로 나온 거 광고 얘기하는 거였어요. 새로운 게임데이 꺼였던 거 같은데. 맞아, 게임데이 2013.

 

그 게임을 생산하는 건 십 몇 년 전에 중단되었다.

 

아로고스와 레드블랙의 나머지 선수들이 골목을 둘러싼다.

 

민즈. 티미, 야, 진짜 미안해. 아르고스랑 너무 빨리 뛰어갖고, 네 규정-밖-길거리 팩도 준비를 못해줬네. 이거 뛰는데 맞는 신발도 없고... 생각도 못했어.

 

그가 지도를 펼친다.

 

민즈. 오케이, 와서 봐봐. 네가 한 플리-플리커는 완전 대박이었어. 세상에, 티, 진짜 잘 뛰네. 저기서 크게 우회로를 탔지, 신발도 사고 뭐 다 하고, 근데 그마저를 염두에 둬도, 최소 200야드(182m)는 확보한 거야. 그래도 꽤 잘 풀렸지, 그렇지? 거리도 꽤 비어있었고. 하지만 우리가 제대로 된 코스로 돌아와서 맞는 경로로 복귀하면, 개판이 될 거야. 사람들이 여기저기 있을 테니까.

자 어떻게 보면 괜찮은 거야, 그렇지? 왜냐면 저 사람들은 우리 팬이니까, 우리 사람들이 저기에 있는 거야. 그리고 할 수 있는 만큼 우리를 위해 길을 내주려고 할 거고, 하지만 경기장에 있던 저 육 백 천 명의 사람들은 시내에 각자 할 일들이 있어. 보도에서도, 창밖에서도, 어떤 곳의 거리에서도. 70년대 캘-스탠퍼드 경기의 끝자락에 있던 엔드 존 기억 해? 조금 정도는 그게 모든 필드가 될 거야.

 

아직도 조금은 아프지만, 이 공으로 팔을 한 번 시험해보기로 했다. 자브-인 상태에서 스냅을 한 다음에, 포스트 루트를 타고 프레디에게 보내버린다. 좋은 스로는 아니지만, 프레디는 잡아챈다. 핫도그 카트 하나가 그를 위해 블락을 해줬고 웰링턴 가까지 손대지 않은 채로 달려 나간다. 그가 존 스트리트 교차로 근처에서 무릎을 꿇는다.

 

플레이 결과: 팀 티보의 35야드(32m) 패스가 프레디 미첼에게 완성됨

 

* * *

 

오전 11시 33분. 퍼스트 앤 10. 공은 BFS 280에.

 

미첼. 다들 미안. 사람들 사이로 뚫고 가지 않으면 달리 갈 수 있는 데가 없었어, 그리고 다른 사람들 다치게 하고 싶진 않았거든. 이걸 어떻게 다 뚫고 갈 수 있을지를 모르겠다.

 

프레디가 나를 가리킨다.

 

미첼. 그 쓰로우 괜찮았어, 어쨌든. 던지는 방법이 웃겼거든. 왼손으로 던지는 것만 갖고 그냥 얘기하는 게 아니야. 뭔 얘기냐면, 던질 때 공을 여기 위에 이렇게, 머리 위로 놓지 않는다고. 대신에 넌 여기 밑으로, 어깨 즈음에서 던진다는 거지. 알고 있었어? 말이 되기도 하는 게 공이 더 무거우니까. 이런 걸 트레이닝하고 있었어?

 

기회가 생긴다면, 앉아서 그것에 대해서 생각을 해봐야할 것 같다. 정말로 생각을 해봐야겠어. 지금으로썬, 가까운 밴 지붕에 올라가서 전경을 좀 봐야겠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모두가 나를 보고, 밴 쪽으로 몰려든다. 한 떼거지의 사람들이 동쪽에서부터 달려온다. 레드블랙이 스크리미지 라인 어딘가를 지나왔다. 하지만 내게는 몇 명밖에 보이지 않는다. 지면은 없어졌다. 지구가 사라졌다. 사람들과 사람들이 만들어낸 것들밖에 보이지 않는다.

 

나는 무릎을 털썩 꿇는다. 

 

나는 다시 헬멧을 쓴다, 울음이 터져버렸기 때문이다. 가끔씩 당신은 그저 당신과만 이야기한다. 사실, 많은 때에 그럴 것이라고 자부한다. 하지만 가끔은 그와 이야기한다. 이번에는 그와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것은 사랑의 바다였고, 나는 이것을 말해줄 수 있다: 사랑은 필수적으로 세속적일 필요는 없다. 가끔 사랑은 패거리들과, 색깔 구성들에, 브랜드 이름들, 그리고 트레이드마크들에서 넘쳐난다. 가끔씩 그 모든 것들은 그걸 오염시키지 않는다. 그 자체이던가, 그 부분이다.

 

볼퀘즈가 지붕 위로 올라와 내 뒤편에 선다.

 

볼퀘즈. 그거 알아? 몇 시간 전에, 난 6년 만에 아르고스에서 가장 거대한 플레이를 해냈어. 넌 그냥 미국 놈 궁디 달고 여기로 날아와서 내 대승을 받쳐주면 됐다고, 어? 그거 알아, 엿이나 먹으셔.

이 군중들을 이용해볼 수 있을 거 같아.

 

그녀가 밴 앞쪽으로 걸어가서, 주목하라며 고함을 지르고, 입술에 손가락을 올려놓는다. 몇 초 안에, 굉음이 “쉬이이이이잇”하는 코러스 속으로 사라진다. 곧, 군중이, 도시가, 조용해진다.

 

볼퀘즈. 여기서 스냅을 해봐. 내가 저기로 내려가서 드라이브를 해볼게. 진짜 느리게, 한 시간에 이에서 삼 킬로미터 정도, 거의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이 모든 사람들을 뚫고 지나갈 수 있을 만큼 느리게. 그냥 자브-아웃으로 스냅해보고, 그 위로 올라오거나 올라가보려는 레드블랙이 있으면 누구든 후려갈길 준비도 하고.

 

볼퀘즈가 다른 사람들에게 계획을 전달한다. 민즈는 내가 버려야할 때를 대비해서 새로운 차를 얻기로 정했다: 그가 운전을 할 거고 생-힐레어가 꼭대기에 서 있을 것이다. 스냅을 주기 위해서는 밴 위에 계속 올라가 있어야만 한다.

 

제프 키핑, 아르고나츠 센터이자 10년차 CFL 베테랑. 다들 들어봐 주실 수 있나요, 그 어떤 오타와 선수도 이 밴 근처로 오지 않게 해주세요, 제발요?

 

끄덕이고 또 끄덕인다, 바다만한 인파가.

 

티보. 안녕하세요, 여러분. 윌 스미스 주연에 반전 있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 <히치>가, 이제 DVD로 시청 가능하다고 알려주고 싶습니다. 오늘 한 장 사보세요. 헛!

 

열쇠를 잊어버린 볼퀘즈는, 짐을 샅샅이 뒤져서 반합을 찾아낸다. 숟가락을 꺼낸 다음에 그걸로 시동을 걸어보려 한다. 차가 굴러가기 시작한다. 이 낡아빠진 GMC 밴의 웅웅거리는 소리가 정적을 꿰뚫는다. 내가 달려본 것 중에서 가장 느리게 달리고 있지만, 어딘가로는 가고 있다.

 

티보. 뭐든 보여?

생-힐레어. 아니. 헬멧이랑 숄더 패드를 찾고 있어. 아무것도 없네.

군중 속의 팬. 어이! 어이, 헬멧 찾았어! 오타와 헬멧이다!

두 번째 팬. 잠깐, 여기 숄더 패드가 있는데. 그냥 땅바닥에 떨어져있어!

 

난 그저 돌고만 있다. 움직임은 어디에도 없다.

 

티보. 볼퀘즈? 볼퀘즈, 뭐 좀 보여?

 

그 다음 두 개의 손이 내 발목을 잡아채려고 한다. 뒤쪽으로 끌려 나간다. 내 무릎이 지붕에 닿기 직전에 생-힐레어에게 래터럴[각주:4]한다. 내 어깨의 뒤쪽으로 거대한 남자가 길목의 군중을 최대한 밀쳐보려 해보는 것이 보인다. 그는 그에게마저도 너무 거대한 아케이드 파이어[각주:5] 투어 셔츠를 입고 있다. 볼퀘즈도 그를 본다.

 

볼퀘즈. 미친! 저거 뒤집을 수 있는 저지야!

 

그들이 입은 모든 옷들은 다 뒤집어 입는 류다. 오타와인들은 초-실용적인 사람들이다. 디펜시브 엔드[각주:6]가 훈계의 바다에게 집어삼켜져버린다.

 

레드블랙. 걍 캐나다를 대표하는 거라고, 임마!

늙은 여자. 그건 몬트리올 밴드야. 넌 캐나다-나머지-동네고, 걔네를 너네 거로 할 순 없어.

남자. 브로큰 소셜 씬[각주:7]이 더 나아요! 밴드 얘기 나와서요.

여자. 비틀즈는 밴드지.

남자. 우리 삼촌이 밴드에 있었는데.

여자. 그건 불가능해. 우리 삼촌도 밴드에 있었는데.

 

레드블랙이 부끄러움에 몸을 수그린다. 거기서 점차 멀어질수록, 그는 잔소리가 어쩌다보니 점차 의미 없는 말싸움으로 이어지는 군중 너머로 사라진다. 불쌍한 놈.

 

생-힐레어가 발치의 공을 가리킨다.

 

생-힐레어. 티. 신발 없어졌는데, 거기.

저기, 여러분들! 홀로 떨어진 신발 하나 보셨으면, 여러분의 쿼터백에게 토스해주실 수 있나요?

 

동의의 웅얼거림이 들려온다.

 

이 플레이에서는 여태까지 50야드(45m) 정도를 획득했다. 10야드(9m)를 가는 데에 삼십 초 정도가 걸린다. 작은 보트에 타고 있는 거 같다. 그리고 조용하기도 하다, 계곡 위에 있는 것처럼. 네레이다가 지붕 한쪽을 친다.

 

볼퀘즈. 티미, 위에 너무 조용한 걸? 다 괜찮아?

티보. 엉. 그냥 경치를 좀 보고 있었지.

 

 

티보. 호수에 나가본 적 있어, 아주 조용할 때에?

 

볼퀘즈. 하. 있지. 16살인가 그랬을 때, 친구들이랑 함께 니피싱 호수에 갔던 적이 있어, 걔네 친구들이 배를 갖고 있었거든. 그래서 거기로 간 거지, 가서--

티보. 하, 잠깐. 니피싱 호수라고 하는 호수가 있었다고?

볼퀘즈. 진짜래도. 니플, 피싱.[각주:8] 자, 이 농담이 우리 여행의 반절이었어, 이제 갔다 온 기분이 들 거야. 아무튼, 걔네 술장에서 쌔벼온 것들을 꽤 갖고 있어서, 보트 위에서 칵테일을 만들기로 했지. 문제가 뭐였냐면, 그것들이 다 뭐였는지 하나도 몰랐던 거야, 사실은. 그래서 그렇게 간단한 시럽이랑 비터즈만 가득 찬 플라스틱 컵만 남게 되었지.

군중. [웃어댐]

티보. 그게 안 좋은 거야?

군중. [더 웃어댐]

남자. 사랑해요, 티미!

볼퀘즈. 술 좀 마셔?

티보. 아니, 그닥.

 

젠장, 오타와는 어디 있는 거지? 그만둔 건가? 지금 무슨 행진이나 그런 거라도 하는 거야?

 

볼퀘즈. 에, 멍청했지. 그 다음에 경찰 보트가 나타나서 경찰 몇이 타더라. 신분증 검사랑 그딴 것도 하고, 그래서 걍 튀었지, 뭐. 난간에서 뛰어내린 다음에 물가로 튀었어. 죽어라 불안했지, 할 수 있는 만큼 수영만 해댔고. 물속에 말을 빠뜨렸을 때 같은 소리가 났을 거야. 하지만 씨, 해냈다고. 잡히지도 않았지롱.

 

나는 밑을 바라보다가 한 남자가 밴 쪽으로 비집고 들어오는 것을 본다. 그는 작은 소년을 어깨에 목말태우고 있다, 한 8살 쯤 되려나. 그는 아르고나츠 일정 책자와 마카 펜을 들고 있다. 이때 나는 처음으로 그녀를 네라고 불러봤다.

 

티보. 저기, 네? 팬이 한 분 온 거 같은데?

 

네가 보이지는 않지만, 누군가 미소 짓고 있을 때의 목소리를 언제나 들을 수 있다.

 

볼퀘즈. 안녕, 친구! 이리로 올라와. 여러분, 지나가게 해주세요, 네? 공간 좀 있는 거 알아요, 어서요.

아이. 저 -- 저 진짜 팬이에요. 가장 좋아하는 선수구요. 저도 크면 러닝백이 되고 싶어요.

볼퀘즈. 그게, 지금 나는 GMC를 운전하고 있지. 언제나 재밌는 것만은 아냐. 왜 러닝백이 되고 싶어? 나 못 뛰게 하려고 그러는구나?

아이. 아니에요. 네이트론 민즈 아저씨가 은퇴하면 거기서 뛰고 싶어요. 저는 크면 짱 커질 거거든요.

민즈. 미안하다, 친구, 여기서 할 일은 없을 거 같네. 아저씨는 할아버지가 될 때까지 뛸 거거든.

볼퀘즈. 지랄하고 있고요.

그래서, 우리 친구, 여기 있고, ‘지랄’이라고 쓰면 안 돼요. 딴 사람이 엿 먹이고 있을 때 빼고. ‘엿’ 들어간 단어도 쓰면 안 되고요. 아 그리고, 술 먹는 이야기 들었지? 나이 찰 때까지 술 먹으면 안 돼요, 알겠지?

 

이제 네는 창문 밖으로 머리를 빼놓는다.

 

볼퀘즈. 그리고 캐나다의 음주 가능 연령이 몇 살이라고요?

군중. 스물한 살!

볼퀘즈. 퀘벡만 빼고. 거기는 몇 살?

군중. 스물한 살!

볼퀘즈. 으으으흠. 만나서 정말 반가웠어, 친구.

 

아이가 내게도 싸인해 줄 수 있냐고 묻는다, 기쁘게 그럴 수 있다. 나는 배 쪽을 돌려서 마커를 잡는다, 아이가 얼굴을 찌푸린다.

 

아이. 아저씨... 아저씬 지금 뭐하는 거예요?

티보. 뭐가?

아이. 아저씨 글씨를 지금... 다른 손으로 쓰고 있잖아요. 어떻게 했어요?

티보. 마술이랍니다.

 

그의 책자에다가 싸인을 해주고, 그 다음 위를 올려다보는데, 건물에서 뭔가가 떨어지고 있다. 뭔가 크고 빨갛고 검은 거. “빨갛고 검은 거.” 팀은 레드블랙이라고 불리고, 여전히 나는 풋볼 선수가 60층짜리 창밖으로 점프해 오는 개념 자체에 대한 처리가 완벽히 불가능한 상태다.

 

나는 움직이지 않는다. 그는 곧장 생-힐레어의 차 쪽으로 떨어지고 있다, 적어도 내가 한 사람이 죽는 장면을 보기 직전이라는 건 분명하다.

 

 

여기에서는 어떻게 아무도 심각하게 다치지 않았는지, 또 어떻게 그럴 수가 있었는지를 설명할 시간이 좀 필요할 거 같다.

 

캐나다로 오는 미국인 방문자들이 1월 달의 날씨를 겪고 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이곳에 살려고 하는지를 궁금해 하는 건 전형적인 일이다. 캐나다의 많은 지역들의 평균 최저 기온은 화씨 -15도(섭씨 -26도)다. 기온이 -체감 온도가 아니라, 기온이- 영하 25도(섭씨 -31도)보다 밑으로 떨어지는 게 그렇게 드문 일도 아니다. 낮 동안에는, 화성이 그보다 더 따뜻하기까지 하다. 유콘에 있는 동네는 언젠가 한 번은 -81도(섭씨 -62도)를 기록한 적도 있었다.

 

캐나다인들은 지구 방방곡곡에서 선조들을 찾아갈 수 있다, 특히 토론토와 몬트리올 같이, 미국만큼이나 다양한 인구들의 고향인 곳들에서는 더욱 그럴 것이다. 하지만 인간들이 캐나다의 겨울 몇 번을 생존하고만 나면, 그들은 아주 리얼한 방식으로 강인해진다. 그들은 단단해진다, 육체적인 동시에 정신적으로도. 누나부트를 가로질러 스노모빌을 몰아본 적 있다면, 아님 몬트리올 전철역에서 걸어 나와 몇 천 개의 투명한 얼음 단도들에게 환영받아본 적이 있다면, 말하자면 65피트(19미터) 높이에서부터 RAV4[각주:9]의 지붕으로 착지하는 게, 사실 그렇게 다르지 않다는 거에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때문에 캐나다인에게는 훨씬 덜 쉽게 다치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여전히 넘어뜨려질 수는 있다. 머리스 생-힐레어는 팀에서 가장 뛰어는 자브-펜싱 선수고, 이것은 그녀의 작은 체구에 대한 보상이기도 하다. 그녀는 5‘2(152cm)에 145 파운드(65kg)이고, 그녀의 검술 덕에, 그 점은 그리 중요치가 않다. 오타와 선수 - 나중에는 그들의 이름을 배울 게 확실하다 - 가 엉덩이가 위로 올라간 채 바다만한 인파 쪽으로 떨어진다.

 

아직 더 남았다. 우리보다 몇 야드 더 앞서서, 레드블랙 수비수의 나머지 전체가 창밖으로 나와 돌출부에 매달려 앉아 있다. 민즈가 차를 멈춰야 할 것 같다고 말하고, 우리는 그렇게 한다, 그리고 그가 지붕 위로 올라온다.

 

민즈. 티미, 우리 진짜 좆된 거 같아.

티보. 그냥 여기서 돌아나간 다음에, 다른 길로 가면 안 돼?

민즈. 쟤네들은 우리가 여기 도착하기도 전에 이런 걸 준비할 만큼이나 시간이 많았고 이딴 걸 계속 시도할 거야. 봐, 저기 위에. 어떻게 포지셔닝하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느리게 가는지도 생각해보라고. 쟤네는 한 번만 우리를 태클하면 될 뿐이야, 그러면 우린 퍼스트 다운에 쓰러질 거고, 태클 세 개를 더 만들어지겠지.

우린 더럽게 느리게 가고 있다고, 10야드 전진하기 전에 우릴 네 번 넘어뜨릴 수 있을 거야. 쉬울 걸. 물론 우리가 좀 더 빠르게 갈 수도 있겠지만, 이런 군중 속에선, 상관없을 거야, 다 똑같은 속도니까.

 

팀원들에게 아이디어를 물어본다. 아무것도 없다.

 

홀. 우린... 내 말은, 드레이크 님(the drake)을 보러갈 수도 있어. 바로 저쪽에 살고 있거든, 오페라 하우스에.

 

 

그걸 말하면서 그는 찡그리는 듯한 표정을 지고, 다른 팀원들도 마찬가지다.

 

몇 해 전, 드레이크는 토론토의 왕실 악장으로 올랐는데, 이는 계관 시인에 준하는 지위이며, 드레이크는 그것 또한 수여받았다. 그리해서, 그에게 시의 오페라 하우스에 대한 영주권이 하사되었다. 그의 음악적이고 시적인 능력에 필적할만한 자는 아무도 없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만큼이나 비호감이 되기 위해서는, 아주 특별한 종류의 생물체가 되어야만 할 것이다.

 

민즈. 으으으으으... 이쪽이랑 저쪽에 오픈 필드가 아주 조금 있긴 해, 오타와가 자리 잡고 우리 쪽으로 덮칠 데가 전혀 없어. 거기로 갈 수도 있지... 난 그냥 이걸 전혀 하고 싶지 않을 뿐이야.

홀. 같이 조금만 있으면 되겠지, 진짜로 업필드에 닿을 수 있을 정도로 관중들이 다 빠져나갈 때까지 기다리면서. 나도 걔 싫긴 한데, 그래도... 봐봐, 친절하긴 하잖아. 친절한 사람이야.

볼퀘즈. 친절한지는 상관없어. 아무나 친절할 수 있다고. 그 새낀 최악이야. 그냥 존나게 최악.

티보. 드레이크 님이 누군데? 드레이크 님이 뭐가 그리 나쁜데?

볼퀘즈. 그니까, 거기로 가면, 그게 전부 다 그렇게 돼. 갈 때마다 그래.

티보. 그러니까 지금 같이 놀면 짜증나서 쫄리는 거야?

볼퀘즈. 완전 존나 짜증나. 진짜.

 

반시간 정도 지나고, 내 고집에 따라서, 우리는 문 앞까지 왔다. 드레이크 님이 천천히 문을 연다, 그리고 그만큼 천천히, 그가 안으로 들어오라고 손짓한다. 잃어버린 신발 한 짝과 함께 그 옆으로 비틀거리며 지나가자, 그가 가리킨다.

 

드레이크 님. 스텝이 엉킨 거 같네 하. 하. 하. 하.[각주:10]

 

그는 웃고 있지 않는다, 그는 ‘하’라고 말하고 있고, 언제라도 울어버릴 것처럼 보인다.

 

플레이 결과: 팀 티보가 중앙으로 뛰어 올라가, 머리스 생-힐레어에게 232야드(212m) 래터럴함.

 

* * *

 

2033

 

화병의 사진을 찾아냈다. 내게는 딱 맞게 보인다. 그는 정말 같이 있기에는 최악이었다. 그 내내 간, 나는 구린 대화와 불충분한 친교에 집어삼켜지는 기분이었다.

 

 

***

 

2014

드레이크 님은 기이하고, 느린 생명체다. 그는 빨래가 버려진 오페라 하우스를 슬그머니 통과한다, 휴스턴 아스트로즈 볼캡, 캘거리 플레임즈 재킷, 테네시 타이탄스 저지, 밀워키 벅스 스웨터, 가 바닥에 널브러져 있고, 의자에 드리워져 있고, 바이올린 넥에 걸려 대롱거리고 있다.

 

그 때 당시에, 그는 캔자스시티 로열스 티셔츠를 입고 있었고, 대충 반쯤 건성으로 내가 앉은 자리 옆에 뭉쳐 있던 네브레스카 스웨터를 더듬거렸다. 그는 말할 때에 눈을 맞추지 않는다.

 

드레이크 님. 닌텐도 64로 미션: 임퍼서블 해본 적 있니.

 

그는 항상 중얼거린다. 내 생각에는, 그의 모든 삶이 하나의 길고, 거대하게, 연출된 채 짜인 중얼거림이다. 아니, 그 게임을 해본 적은 없는 거 같다. 나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다.

 

드레이크 님. 그게 세 번째 레벨에서 기지로 들어가려면 경비원한테 키 카드를 가져가야 해. 경비가 트럭 뒤로 걸어갈 때까지 기다린 다음에 때려눕히면 되고. 그 다음에는 다른 경비한테서 숨어야 해. 그 다음에 문을 열고. 키 카드를 넣을 수 있는 거가 한 쪽에 있거든, 그걸 넣으면 돼. 그 다음엔...

왜 나한테 이런 얘기를 하는 거지?

 

그는 네브레스카 스웨터를 입어보려고 노력하고 있고, 보다보니 참 화가 치밀어 오른다. 실제로 팔을 움직이지도 않으면서 스웨터 안쪽으로 팔을 넣어보려고 애써대는 것만 같다.

 

드레이크 님. 그 다음에 복도로 들어가면, 다른 경비원이 또 있어서 쏴야 해. 그 다음에 또 다른 경비원이 있어서 쏘고. 그 다음에 이상하게 생긴 문이 달린 방으로 들어가서 보안 시스템을 꺼야 해. 어쨌든.

 

그의 머리가 스웨터 구멍 사이로 들어가지만, 남아있는 작은 모험은 실패로 끝난다. 소매는 그의 가슴께에 세상에서 가장 슬픈 스카프처럼 그저 대롱거리고만 있다.

 

그가 또 다른 임의적인 방향으로 휘적거려간다.

 

드레이크 님. 야 어쩌면 나 새크라멘토 킹즈 팬일 지도 몰라.

 

크리스 웨버 저지 셔츠를 바닥에서 주워들려 천천히 구부리면서 그렇게 말한다. 그가 투덜거린다.

 

드레이크 님. 아니... 아냐. 지금 당장은 네브레스카 팬인 거 같아.

 

 

갑자기 그가 똑바르게 곧추서서, 지금껏 처음으로, 우리의 유니폼을 알아보는 것처럼 보인다. 어쩌면 우리가 여기에 있다는 것마저도 이제 와서야 알아먹었다는 거 같다.

 

드레이크 님. 니들은 토론토 아르고너츠네. 그거 여기 이게 있는 도시잖아.

 

그가 양팔을 벌리고, 모든 방향 쪽을 천천히 가리킨다.

 

드레이크 님. 너네 토론토 아르고너츠가 된 걸 기념할래. 나는 스포츠의 팬이야?

 

마침내, 그가 끄트머리에 물음표가 있는 것처럼 들리는 무언가를 말했다.

 

아무도 그에게 답해주지 않는다. 그 이전에, 오페라 하우스에 가까워지면서, 프레디가 나를 한쪽으로 불렀다: “야, 들어봐 봐. 드레이크 님이랑 대화하면 안 돼. 아무도 드레이크 님한테 말을 걸어서는 안 돼, 걔가 뭐라고 말하던 간에. 만약에 그러면, 이 온통 거대한 뭔가가 되어버리고, 그냥 불가능해져.”

 

하지만 우리가 저 사람을 그저 당황하게만 놔둘 수는 없다. 그가 안쓰럽게 느껴진다. 이 생물체가 대체 무어가 됐든 간, 그는 분명히 무해하고, 또 꽤 외롭게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대답을 한다.

 

그의 뒤에서, 프레디는 휘둥그레진 눈을 한 채 내게 작게 우물거린다, “왜?” 스물 정도인가 되는 팀원들의 불평 대는 신음이 홀 전체로 퍼져나가지만, 드레이크 님은 아무것도 듣지 못한 것 같다. 그는 그가 하는 모든 것을 하는 것처럼 느린 속도로, 내 옆에 앉은 다음, 이렇게 부드럽게 말한다,

 

드레이크 님. 우리 친구 먹자. 친구들끼리 하는 얘기를 해주자. 해주고 싶은 말 있어?

티보. 어... 아! <히치>를 이제 DVD로 볼 수 있어.

드레이크 님. 그거 알고 있었거든. 참도 무지하게 고맙다.

 

아침까지만 여기에 있으면 된다. 그때까진, 관중들은 우리 공격 팀이 상식적으로 페이스로 움직이기 충분할 정도로 흩어져 있을 것이다. 그렇게 나쁘진 않을 거야, 팀. 그냥 시간 좀 죽이는 거지.

 

드레이크 님. 좋지 않은 얘기를 했으니까, 내가 이제부터 얘기를 좀 할 거야. 아-허. 아-허.

 

목청을 가다듬는 소리를 내고 있지만, 실제로 그러고 있지는 않다.

 

드레이크 님. 뭐가 쿨하다고 생각해?

티보. 뭐가?

드레이크 님. 나도 몰라.

 

드레이크 님이 팔을 뻗어서, 그의 앞에 있는 좌석에서 팀 샐먼 엔젤스 저지 셔트를 끌어내고, 그의 가슴팍을 가로질러 쭉 펼쳐보려고 한다. 그가 그걸 놓고 그게 무릎 위로 굴러가는 걸 쳐다본다. 그가 한숨을 내쉰다.

 

드레이크 님. 가끔씩은, 일이 제대로 돌아가지가 않아.

 

***

 

모두가 한 번쯤은 어렸을 때 구린 밤샘 파티를 하나쯤은 겪었던 적이 있을 거다. 친구 부모님이 너무 일찍 자러가라 했을 수도 있고, 아니면 할 일이 없었다거나, 또 어쩌면 친구가 그냥 구렸을 수도 있고. 그렇긴 하지만, 너무 일찍 일어나는 게 최악일 것이다. 다른 가족의 집에 있고, 친구는 아직 잠들어 있는데, TV를 틀어 만화영화를 보는 게 가능한지를 모른다. 그저 <딕 트레이시> 침낭에 누운 채로 해가 기어이 뜨기를 기다릴 뿐이다. 그 다음에는 그게 아무것도 바꾸지 않는다는 것을, 그냥 익숙하지 않은 이 공간을 밝혀줄 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웰링턴 가에서 있었던 그 친구의 충돌 때문에 몸이 여전히 조금씩 쑤셔온다. 진이 다 빠졌는데, 내가 그렇게 원하고 있던 깊숙한 잠에는 도통 빠져들 수가 없다. 나는 이 ‘새 직업’ 악몽들을 꾸고 있다. 최근에 새 직업을 갖게 된 많은 분들이라면 내가 지금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지 알만할 것이다. 문제에 집착하게 되는 일종의 변덕스러운 선잠 같은 거다. 그런데다가 꿈은 그 문제가 정확히 뭐인지를 보여줄 만큼 분명치도 않다. 하지만 어쨌든 거기에 집착할 수밖에는 없기에, 무의미하게도 자질구레한 것들에 파묻힌 채, 스스로를 압박하는 셈이다. 끔찍한 일이다.

 

하루 동안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잠의 목적이라고들 이야기한다. 깨어있을 때에 내가 그것을 더 잘한다는 것을 알아차린 나는, 결론적으로는 그곳에 누운 채 생각하도록 자는 걸 스스로 단념한다.

 

내 삶 전체를 통틀어서, 풋볼은 내가 어디에 있고 언제 멈춰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일에 언제나 속해있었다. 풋볼은 사실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다 무엇을 할 수 없는지에 대한 것이다. 선수들이 원래의 철로에 충실한 채로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극적일 정도로 다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선 위로 라인업해. 손가락을 바닥에 대고. 아니, 아직 움직이진 말아. 이제 움직여. 아니, 손을 거기에 넣으면 안 되지. 너에게 그려진 플레이를 따라가. 이건 지도야. 선을 따라가. 네 주위에 그려놓은 네모 상자 안쪽에 머물러. 그러다가 이제, 구백 개는 되는 특정한 규칙을 따르는 것에 굉장히 능숙한 사람이 심어놓은 어께가 배때기에 훅 들어온다.

 

풋볼은 농구, 너무 부자연적이어서 경기하기 위해 바닥에 나무 조각들을 깔아놓아, 자기네들을 대지에서부터 분리시키는 스포츠가 아니다. 이건 하키, 기괴할 정도로 빠르고 금속성이며 단단해서 인간들이 해보려는 그 어떤 엄두도 내지 못하는 스포츠도 아니다. 이건 야구, 그 자연스러운 미학에도 불구하고, 넓게 직관적이며 부자연스러운 규칙들을 따르기에, 사람을 가장 처음에 시작되었을 때로 돌려보내는, 원시인이 볼 수도 있겠지만 이해하려는 걸 시작조차 하지도 않는 스포츠마저도 아니다.

 

그러므로 내가 풋볼이라고 부르는 이것은, 헬멧과 공이 아기처럼 생겨먹은 것까지도 포함해서, 이 숨 막히는 관료제들에도 불구하고, 풋볼은 가장 자연적인 본고장에 가까운 스포츠다. 이 풋볼의 브랜드, 이 ‘규정 밖 길거리’? 이건 풋볼을 야외로 끌어온다, 언제나 속해왔던 바로 그곳으로. 우리는 철장을 열고 동물원을 걸어 잠갔다.

 

나는 이런 것들에 대해서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왜 신이 나를 여기에다 놓았는지를 생각한다. 어쩌면 천국에선 풋볼을 하지 않을 지도 모르고, 그 분께선 내가 할 수 있을 때에 이 아름다운 삶이 어떤지 알기를 바라시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그래, 나는 계속할 것이다, 그리고 뛸 것이다... 또 다른 날을 위해? 반 마일 정도? 한 달 남짓? 몇 년 동안?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 거지?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 거지?

 

 

어스레한 빛이 창을 뚫고 기어 올라오기 시작하고, 이 위로까지 올라온 레드블랙 몇 명의 실루엣을 비춘다. 그들은 우리가 스크리미지 라인을 지나갈 때까지 기다리며, 지켜보고 있다.

 

난 오늘의 내가 아파트 쇼핑을 하러 갈 줄 알았는데.

 

* * *

 

다시 잠들었던 거 같다. 드레이크 님이 내 위쪽에 서 있다.

 

드레이크 님. 야!

야!

야.

야.

야!

티보. 뭐?

드레이크 님. 3D는 삼-차원의 줄임말이야. 알고 있었지, 그렇지?

 

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그는 몸을 돌려 질질 돌아간다. 어떻게 해서인지, 바이킹스 저지 셔츠를 한쪽 발목에 둘러놓는 걸 해내기도 했다.

 

드레이크 님은 우리가 떠나는 것이 슬픈가보다. 여전히 가끔씩 그를 생각하곤 한다. 내 생각에 그에겐 저지 셔츠와 모자와 모든 것들에 뭔가가 있었나보다. 그의 충성은 매 순간 순간마다 한 팀에서 다른 팀으로 떠내려갔다. 그는 그 순간에 자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만을 쫓았다, 그게 리브즈 팬이나 호넷츠 팬이나 컵스 팬이 되는 것이었어도.

 

게인스빌에서 알게 된 그 플로리다 팬들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들은 일생 내내 팬이었고, 그건 부모와 조부모들도 마찬가지였다. 만약 그 길이 허옇고 뜨거운 플라스틱 의자에, 105도(섭씨 40.5도)는 되는 열기 속에서, 아칸소에게 22 : 7로 지고 있는 동안에 윌 머스챔프가 세컨드 앤 나인에 수비수 중앙으로 뚫고 가라고 외치는 곳으로 이어진다면... 왜 그 길 위에 있는 거지? 나는 팬이 되어본 적이 없다, 왜냐하면 내 모든 시간은 언제나 선수로써 뛰는 것에 사용되어져왔기 때문이고, 내가 어떠한 판단을 내리기에는 너무 멀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내 충성심을 살면서 나를 알아볼지도 모르는 이들을 위해 비축해두는 것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그래도 걔는 진짜 최악이었다, 어쨌든 간에.

 

* * *

 

오전 10시 44분. 퍼스트 앤 10. 공은 BFS 1059에.

 

오전 내내 30, 40 야드(27~36m) 정도 되는 덩어리들을 주워 담았다. 네이트가 업필드 쪽을 가리킨다.

 

민즈. 티미, 먹을 것 좀 챙겨줘야겠다. 저쪽 거리에 식당이 하나 있거든. 아침식사 플레이라고 부르면 될 거 같네.

 

그래서 우리는 그렇게 한다. 규정-밖-길거리 경기에서 홈 필드 어드벤티지는 꽤 뭐가 되는 모양이다. 내가 업필드 50야드(45m)를 달리고, 레스토랑에 멈춘 다음, 겨기 중간에 아침이나 먹을 수 있도록 해주는 뭔가다. 매니저가 우리를 들여보내주고, 오타와 선수들이 우리를 쫓아오자, 서비스를 거부할 권리를 행사한다. 그들은 창밖으로 걸어가서, 기다린다.

 

나는 자리에 앉는다.

 

플레이 결과 : 팀 티보가 중앙을 47야드(43m) 돌파함.

 

오전 10시 55분. 퍼스트 앤 10. 공은 BFS 1106에.

 

민즈. 아, 씨. 티미, 그냥 공 갖고 앉으면 돼. 그건 닐이잖아. 다운이 줄어든다고.

티보. 봐줘라, 야. 아무도 못 봤잖아, 상관없다고.

 

이이이이이런, 날 쳐다보는 눈빛 좀 봐. 특정한 사람들, 정말로 존중하게 되는, 그런 캐릭터의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쳐다보게 되면, 부끄러워질 것이다. 네이트는 이미 그런 사람들 중 하나고, 다가올 모든 시간들에서, 나는 그를 만나봤던 사람들 중에서 가장 위대한 사람으로 알아가게 될 것이다.

 

민즈. 티미! 세상에. 봐봐, 피곤하단 거 알아, 이게 다 새롭다는 것도 알고, 개고생하고 있고, 배고픈 것도. 모두 그래. 그리고 지금 기어오르려들려 하는 게 아니야, 네가 이 팀의 리더고. 하지만 토론토 아그로너츠는 그딴 걸 하려 하진 않아.

 

부끄러워진다. 그렇게 종교적이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 둘러싸인 종교인이 되는 것 중에서 웃긴 게 있다면: 뭔가를 잘못하면, 모두가 알아차린다는 거다. 필연적으로, 그런 기준을 따르지도 않는 사람들에 의해 높은 기준에 들리게 될 수밖엔 없다. 이것은 불평하는 게 아니다.

 

민즈. 들어봐, 다 잊어도 돼, 오케이? 여기 위에선 전혀 다른 시스템이고, 넌 적응하고 있는 거야. 더럽게 많이 다르단 거 알아. 나도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렸고 말이야.

 

음식이 나오고, 나는 굶주린 개처럼 퍼먹기 시작한다. 푸틴[각주:11]은 여기에서 꽤 보편적인 요리다. 변주가 꽤 되는 편이지만, 푸틴의 기본적인 정의는 감자튀김 더미와, 그레이비, 치즈 덩이, 베이컨 지방 반 파운드, 파마잔 치즈, 버터, 스테이크, 초콜릿, 크라운 로얄 위스키, 몰트 식초, 마요네즈, 캐첩, 달걀 프라이 조금, 뭉개진 오트밀 쿠키, 랜치 드레싱, 푸아그라, 헤비 크림, 메이플 시럽, 라스베리 잼, 갈은 소고기, 소금 세 테이블스푼, 칵테일소스, 과카몰리, 도리토스, 해선장, 치킨, 스타버스트 사탕, 블랙 소시지[각주:12], 칼라마리, 버터스카치 푸딩, 바비큐 소스, 오리고기 카파치오[각주:13], 콘 시럽, 감자 칩, 굴튀김, 삶은 복숭아, 소고기 육포, 커피 크리머, 절여진 삶은 달걀, 로키 로드 아이스크림, 라면 조미 스프 세 봉지, 5달러, 캔디 케인 튀김, 양파 링, 트리플 섹[각주:14], 피자롤, 살짝 튀겨 끓인 돼지 엉덩잇살, 케이크 프로스팅, 올레스트라[각주:15], 그리고 팬케이크 버터를 포함한다. 꽤 보편적인 변주 중에 하나는 블루베리 파이 한 조각을 감자튀김 위에 점잖게 올려놓는 것이지만, 순수주의자들은 얼굴을 찌푸리곤 한다.

 

여기엔 17000 칼로리가 있고, 나는 이 모든 것들과 사랑에 빠졌다. 살면서 먹어본 것들 중에서도 가장 훌륭한 요리다. 풋볼 패드와 독서용 안경을 동시에 끼고 있는 남자만을 짧게 쳐다보기 위해서만 고개를 든다. 네이트는 지도를 펼치고 훑어대며 메모를 하고 있다. 그에게는 계획이 있다.

 

민즈. 팀, 도시를 가로질러서 공을 전진시켜줬으면 좋겠어, 오늘 그걸 해냈으면 좋겠고. 고 루트[각주:16]를 생각하고 있거든. 내가 이 플레이를 콜해도 괜찮을까?

티보. 내가 잘하는 게 그거지.

민즈. 그럼 됐네. 공을 좀 만져볼 필요가 있겠어, 조정도 조금 하고. 그러려면 다운을 해야 하는데, 그럼 다운을 하나 잃겠지만, 그 값을 충분히 한다고 생각해.

 

플레이 결과: 네이트론 민즈가 -2야드(1.8m)를 닐함.

 

오전 11시 4분. 세컨드 앤 12. 공은 BFS 1104에.

 

네이트가 접안렌즈 스크류드라이버를 팩 가방에서 꺼내 공의 솔기에서 스크류 몇 개를 제거하기 위해 설치하고 있다. 공 전체가 조개껍데기처럼 열리고, 열두 개나 그 정도 되는 슬롯들의 격자를 드러내는데, 슬롯 칸 중에서 몇은 이런 철제 디스크로 채워져 있다.

 

네이트가 나를 올려다본다.

 

민즈. 이런. 그 양반들이 이것도 알려주지 않았던 거지, 어?

 

* * *

 

난 CFL 표준형 공을 사랑한다. 정말로 사랑한다. 한 번 보라. 어마어마하니까. 저 17개의 작은 슬롯들이 보이는가?

 

 

이 슬롯들 각자는 0.3 킬로그램 정도 되는 무게 추를 갖고 있을 수 있다. 모든 슬롯을 무게 추들로 채우면, 공은 각부까지를 포함해서, 12파운드(5.4kg) 정도 무게 나간다. 공을 소유하고 있는 팀은 자유롭게, 어떤 시간에든, 그들이 원하는 대로 이 무게 추들을 더하고, 빼고, 재배치할 수 있다.

 

표준적인 미국 풋볼처럼 공을 던지고 싶다면, 모든 무게 추들을 뽑아낸 다음에 투창을 공 안쪽으로 밀어 넣으면 된다, 그러면 NFL 공보다 그렇게 무게가 더 나가지는 않게 된다. 만약에 공이 미묘하게 작은 곡선을 그리고 던졌을 때 급강하하기를 원한다면, 한쪽으로 기울어지도록 무게 추들을 다른 쪽, b6, b7, 그리고 b8에 끼워 넣으면 된다. 아마 야드 수가 별로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다트처럼 던지고 싶다면 앞쪽을, 그러니까 b1, b2, b3, b6, b9을 채워 넣으면 된다. 그리고 만약에 오픈 필드 칼싸움으로 교전하며 수비수들을 땅바닥에 처박아버리고 싶어진다면, 그냥 앞쪽 부분을 죄다 싹 채워버리면 된다, b1에서 b11까지. 그런 것들을 잡는 건 동전이 가득 들어간 거대한 자루에 맞는 것과 비슷하다.

 

이 특징은 캐나다 풋볼의 이른 시기의 잔여물이다. 여전히 적법하긴 하고, 모든 CFL 공들이 이 기능성을 갖고 있지만, 미국 풋볼에서 드롭-킥 필드 골만큼이나 귀하다. 그 이점을 써먹지 않는다는 것은 위법 행위로까지 느껴진다.

 

네이트는 무게 추를 백개먼[각주:17] 말처럼 재배치하고 있다, 공의 무게를 시험해보고, 설치한 다음, 몇 개를 조금 더 재배치하면서.

 

민즈. 좋아, 티미. 널 위해 내가 만든 공이 이거 같네. 이전에 누가 이런 식의 배치를 사용했었던지 모르겠지만.

 

b3은 공 자체 안에 있는 유일한 무게 추다. 투창 슬롯 여섯 개 모두는, 반면에, 다 채워져 있다. 네이트는 이것이 리어젯[각주:18]처럼 날아가기를, 할 수 있는 한 가장 오랫동안, 코 쪽이 전방을 향한 채로, 방위가 수평으로 유지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는 후방에 일직선 열의 형태로 위치한 무게 추들이, 그걸 성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궁리했다.

 

홀. 앞쪽에 무게 추를 조금만 더 다는 건 어때? 이게 조금은 더 정확하게 될 수도.

민즈. 이유는 두 개야. 하나는, 이 공은 지금 다섯 파운드(2.2kg) 정도 무게가 나가. 다른 이유는 말야, D, 앞쪽이 조금 더 부드러웠으면 좋겠어, 탄력을 좀 주고. 왜냐면 네가 이 공을 받을 거거든, D. 그리고 난 널 좋아하고, 네가 죽지 않는 편을 고를 거니까.

 

* * *

 

우리는 식탁을 가로질러 박판된 거대한 지도를 펼친다. 소금과 후추 자루 몇 개가 모서리들을 누르고 있다. 네이트가 허들을 위해 팀 전체를 불렀다.

 

민즈. 그래, 다들. 팀이 이 플레이를 그릴 수 있도록 이번 한 번만 책임자가 되도록 허락해줬어, 그리고 그게 내가 지난 한 시간동안 하고 있던 일이었고. 다시 저 밖에 관중들이 가득 들이찬 걸 알아차렸을 거야. 어제만큼 나쁜 상태는 아니지만, 네가 예보를 약간 해줬는데, 점점 더 안 좋아질 거라고 하더라. 바로 이건, 플레이가 계획한 대로 잘만 돌아간다면, 우리에겐 좋은 소식이야.

자, 여기 이쪽을 봐줘. 지금 우리 바로 뒤에는, 퍼스트 캐나디안 플레이스[각주:19]가 있어. 우리 건너편에는, 심슨 타워가 있지.

 

 

민즈. 티미, 너는 스냅을 가져간 다음 포켓[각주:20] 안에 드롭백 패스[각주:21]를 할 거야. 스크리미지 라인 뒤쪽으로 100야드(90m) 정도 드롭하겠지. 그 다음에는 퍼스트 캐나디안 안으로 들어가서, 엘리베이터를 탄 다음, 지붕 위로까지 올라가는 거고. 이건 이 도시에서 두 번째로 높은 빌딩이야, 그러니까 몇 분 정도 걸릴 수도 있겠고.

단테, 너는 심슨 타워로까지 헤쳐 나가면 돼. 너무 멀리 떨어져있어서, 네 쪽 사람은 네가 무슨 양동 작전인줄 알고 네가 벗어나도록 놔두겠지. 좋은 거야. 그렇게 네가 지붕 위로 올라가면, 티미가 너에게 던지는 거지.

홀. 그게 얼마 정도 먼 거야, 백 야드 정도 되나?

민즈. 그거의 세 배.[각주:22]

 

 

민즈. 이게 니들한텐 다 미친 소리처럼 들리는 거 알지만. 그래도, 세 가지, 세 가지만 말할게. 첫 번째는, 이건 우리가 원래 생각하고 있던 스로의 방식대로 300 야드를 던지는 게 아니야. 지붕에 올라가게 되면, 다뤄야 할 바람들이 꽤 많을 거야. 그냥 호수에서부터 바람이 불어올 때까지 기다리고, 그 다음에 던지면 돼. 이 공은 바람 타는 거는 꽤 잘하니까, 특히 자브가 나와 있으면 더 그렇고.

두 번째는. 티미, NFL에서 던졌던 동작은 버리는 편이 좋을 거야. 쓰레기 같아.

 

이건 내가 NFL에서 스스로를 지킬 수 없던 이유이기도 하다: 던지는 동작이 살짝 낮았고, 또 살짝 느렸다. 내 전달력은 평균 쿼터백들보다 십 분의 일초 정도가 느렸을 뿐이지만, 이곳은 얄팍한 여유 따위도 없는 리그다. 그 버릇을 고치는 건 꽤나 힘겨운 일이었다, 더 빠른 투구 동작에 적응하는 거 말이다.

 

민즈. 옛날에 던졌던 방식으로 돌아가. 나랑 이스마일이 널 여기 위로 데려오기 전에 궁금해 하고 있던 게 그거야, 임마. 우린 네가 옛날 투구 동작, 플로리다에서 했던 게, 이 CFL 공들에 가장 완벽하다고 생각했어. 놓는 시간을 덜 강조하고, 속력에 더 강조하고. 내가 바람은 이 모든 것들이 우리가 원하는 대로 돌아가는 거야, 팀, 네가 그걸 던질 수 있어.

 

절대 그럴 리 없어. 내가 그런 식으로 던질 수 있을 리가 없다고.

 

민즈. 이제 마지막으로. 저기 북동쪽 즈음에 열린 공간 보이지? 교외랑, 시골도? 어마어마한 이득을 얻을 수 있어.

니들 다, 들어봐. 난 벌써 지쳤어. 이 군중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려고만 하면서, 야금야금 야드 수나 먹는 걸 계속하고 싶어? 오늘도, 그건 그거고, 그딴 걸 다시 하고 싶냐고? 티미가 저 공을 단테한테 던질 수만, 또 단테가 잡을 수만 있다면, 우리 볼 캐리어는 군중들도 지나고, 오타와 세컨더리[각주:23]도 훨씬 더 지나갈 수 있어.

D, 쌔빠지게 뛸 수 있을 거야. 동네 밖으로 나가자.

볼퀘즈. 20 킬로미터는 얻을 수 있는 거네.

 

내 쪽으로 돌아선 그녀의 눈이 커진다.

 

볼퀘즈. 팀? 그게 몇 마일인지 알아?

티보. 그게, 어...

볼퀘즈. 진짜 존나게 먼 거리라고.

 

* * *

 

운전사가 돌아보고 미소 지었을 때에 우리가 72층짜리 퍼스트 캐나디안 플레이스를 올라간 지는 삼 분 정도 지나가고 있었다.

 

운전사. 그 쪽은 티미 티보, 아닌가? 스크리미지 라인에서 이만큼이나 뒤쪽으로 와서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요?

 

 

티보. 포켓에다가 드롭 백을 하려고요, 저희 와이드아웃이 고 루트로 달리려고 하거든요. 심슨 타워 쪽으로 던져서 맞춰보려고 합니다.

운전사. 그건 몇 블록이나 떨어져 있는데! 확실한 거요?

티보. 바로 그 건물일 거예요, 네. 제가 맞출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운전사. 무시무시한 경기를 하고 있네. 나는 고함-파이프로 챙겨듣고 있거든. TV에서 봤던 거가 하나 기억나는데, BC 라이온즈가 규정-밖-길거리를 했던 때였지. 8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거. 그게 당신네들이 해낼 때까지만 해도 마지막 규정-밖-길거리 경기였구먼.

라이온즈는 거리에서 오에서 육 야드 정도까지밖에 못 갔긴 하지만, 뭐. 지금 당신네들은 훨씬 더 많이 온 셈이고.

 

그는 천장을 보기 위해 시선을 위쪽으로 다시 돌린다. 기본적으로는, 바람막이용 유리다, 와이퍼랑 그런 게 다 달려있다.

 

티보. 어쩌다가 운전대를 잡게 되셨나요?

운전사. 어쩌다가 운전대를 잡게 되었냐고?

티보. 네.

운전사. 그게... 엘리베이터를 운전할 수 있으니까 그렇지.

티보. 그걸 조종할 필요가 있는 건가요, 어쨌든?

운전사. 에이. 엘리베이터는 여태까지 그냥 쭉 위로나 쭉 아래로 운전해왔을 뿐이지. 엘리베이터에 타야하는 양반들에겐 유일하게 필요한 방향들은 거의 그것들이니까 말이요.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갈 필요가 있는 건가? 뭔 일이 일어날지 훤히 보이네. 해본 적도 없구먼.

티보. 아니에요, 괜찮습니다. 그냥 위로요.

 

캐나다인들은, 불행하게도, 모서리 쪽으로 그들 스스로를 혁신시키는 과정에 처해있다. 그들은 새로운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고, 새로운 방식, 평생 동안 필요하게 될 부와 자원, 그리고 에너지를 최대한 많이 저장하고 또 산출하는 방식의 삶에 적응하고 있다. 고용 자체가 부를 축적하는 데에 불필요해질 정도로까지 이 모든 것들이 전 부다 굉장히 풍족하게 생산되고 있다. 이것은 상당히 근면 성실한 캐나다인들에게 있어서는 예기치 못했던 문제다. 그들은 노동하고 싶어 한다. 그 때문에 ‘노동-생산’을 만들어내기 위해 최근에는 발의안들이 이행되고 있다.

 

이 엘리베이터가 그것이 한 예시다: 계약자들은 어떤 것에라도 붙거나 붙지 않는 운전대를 엘리베이터 장비하도록 선임되었다. 거기에는 구명조끼가 장비되었다. 조명탄 키트도 장비되었다. 이것들은 노동하기 위해서 노동하는 사람들에 의해 설치되었다. 이 사람도 그렇다, 몇 년 동안 이 운전대를 쥐고 있어왔지만, 이걸 한 번도 움직인 적은 없다.

 

운전사. 이봐, 신발은 어디 있는 거요?

티보. 웰링턴 가 어딘가에요, 아마도요. 어제 잃어버렸거든요. 아, 생각이 나네요, 그거 때문에. <히치>가 이제 DVD로 나왔습니다.

운전사. 농담하는 거요? 진지한 거지? <사랑은 다 괜찮아>의 감독이 제작한 로맨틱 코미디?

티보.
이게 바로 그겁니다!

운전사. DVD에 감독 코멘터리도 동봉됐나?

티보. 그럴 거 같은데요.

운전사. NG 장면, 인터뷰, 그리고 인기 영화를 기반으로 한 미니 게임도 같이?

티보. 저... 솔직히 저는 모르겠습니다.

운전사. 뭐요?

티보. 죄송합니다, 확실하지가 않네요.

운전사. 어이, 이게 뭔 지랄이야? 난 그냥 뭣 좀 물어보려는데 날 무슨 재수꼴통처럼 만들고 있잖아? 댁이 어떻게 나한테 그딴 식으로 개소리해댈 수가 있는 거야, 또--

 

집채만 한 쌍욕들은 경적 소리에 떠내려가고, 그는 거기에 그냥 주먹의 아래쪽을 두고 있을 뿐이었다. 나한테 빵빵대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확실하지가 않다. 지붕으로 올라갈 때까지 남아있는 시간은 길고, 어색하다. 이전엔 포켓 안에서 급박한 기분이 들었던 적이 있었다. 무서웠던 적도 있었고, 당황했을 때도 있었다. 여태껏 어색했던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 * *

 

레드블랙 중 몇이 쫓아오려들지만, 엘리베이터 운전사는 위로 올라가려하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그들은 계단을 타고 올라온다. 이렇게 홈-필드 어드벤티지가 다시 한 번 먹힌다. 최소한 몇 분 동안은 여기로 올라오지는 못할 것이다, 이건 괜찮은 일인데, 홀도 아직 심슨 타워 지붕에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의 도움을 바라지는 않는다. 그 분은 벌써 모든 걸 다 지으셨으니까, 그렇지? 모든 부분들이 어떻게 작동할지를 이미 다 정해놓으셨을 거다. 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건 그가 뭔가를 잊어버렸거나, 아니면 뭔가를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는 걸 암시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아니, 그 대신 나는 그저 그 분께 감사를 표하거나, 그 분이 내가 슬프거나 빡쳤을 때가 언제인지를 알려드릴 뿐이다. 최근엔 후자가 조금 더 많은 편이었는데, 내가 마침내 NFL에 올랐을 때가, 또 나를 거기까지 데려다줄 수 있던 투구 동작이 내 가치를 똥 더미 정도로 만들어줬다는 걸 알아냈을 때가 그랬다.

 

하지만 대부분 그 분께 감사드린다. 지금 내가 그러고 있다. 나는 지금 300 야드짜리 패스를 시도하려 하고, 화려한 진풍경을 보고 있다. 모든 이성적인 사람들이 다 그러는 것처럼, 높은 게 조금 무서워서, 나는 배를 깔고 지붕의 끄트머리까지 기어간다. 군중은 건물의 바닥 근처에 모여들고 있지만, 심슨 타워 근처 쪽으로 점점 적어지고 있다. 단테는 곧 직빵을 하나 맞을 것이다.

 

저기 올라왔다! 그가 손을 흔든다. 나는 숨을 몇 번 크게 들이쉬고 열 몇 발자국 뒤로 물러난다. 공으로 스로 몇 개를 흉내내보고, 무겁기야 하지만... 옳다고 느껴진다. 정확히 어째서 그런지 설명할 순 없어도, 완벽하게 균형 잡힌 느낌이라고 말해줄 수 있다.

 

신발 한 쪽을 신은 남자가, 지붕 위에 올라서서, 온몸으로 공을 내던진다. 그의 어께는 하루 종일 아파올 것이다. 공은 너무나도 멀리 날아가서, 거의 보이지가 않는다.

 

 

공이 정점에 닿는다. 그것은 멈추지 않는다. 옆쪽으로 빠져나온 투창이, 공을 안정시키고, 떨어지는 것보다도 더욱 빠르게 공을 거의 앞으로 밀어낸다. 단테는 지붕 위에서 춤을 추고 있다. 내가 고등학교 때 TV에서 그를 보았던 때에, 펀트를 수비하며, 그게 자신에게 떨어지기를 기다리며 그랬던 것처럼, 하는 것으로 보인다.

 

공이 떨어지고 있다.

 

 

신은 풋볼을 사랑하신다.

 

 

 

 

 
  1. 2003~4년에 방영한 ABC의 드라마 시리즈 [본문으로]
  2. 2000~4년에 방영한 폭스의 학교 드라마 시리즈 [본문으로]
  3. 2005년에 개봉한 윌 스미스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 [본문으로]
  4. 옆 혹은 뒤로 하는 패스. [본문으로]
  5. 몬트리올 출신의 인디 록 밴드. [본문으로]
  6. 리시버가 바깥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는 포지션 [본문으로]
  7. 토론토 출신의 인디 록 밴드. [본문으로]
  8. 니플(nipplie)에는 젖꼭지라는 뜻이, 피싱(pissing)에는 오줌 눈다는 뜻이 있다. [본문으로]
  9. 토요타의 SUV 차종 [본문으로]
  10. 티보가 신고 신발에 적힌 ‘히치’에는 엉킨다는 뜻도 있다. [본문으로]
  11. 퀘벡 지방의 감자 요리. [본문으로]
  12. 순대와 비슷한 서양권의 음식. [본문으로]
  13. 얇게 저민 고기 위에 루꼴라와 치즈를 올린 이탈리아 요리. [본문으로]
  14. 칵테일에 쓰는 오렌지향 리큐르. [본문으로]
  15. 무지방 기름. [본문으로]
  16. 리시버가 엔드 존까지 직선으로 달려 나가는 루트. 플라이 루트라고도 불린다. [본문으로]
  17. 서양식 주사위놀이. [본문으로]
  18. 소형 제트기 기종. [본문으로]
  19. 캐나다에서 가장 높은 빌딩. [본문으로]
  20. 공격 라인이 쿼터백을 보호하기 위해 벽 있는 것처럼 만들어둔 공간. [본문으로]
  21. 쿼터백은 패스를 위해 포켓 안으로 들어간다. [본문으로]
  22. 약 282m. [본문으로]
  23. 수비 라인의 뒷 열에 서는 코너백과 세이프티. [본문으로]